KCTV 제주방송은 4.3 77주년을 맞아
4.3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에 대한 기획 뉴스를 연속 보도합니다.
오늘 첫 순서로
유해발굴과 신원확인 사업의 현주소를 짚어봤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4살 때 아버지와 생이별을 한 홍순복 할머니.
4.3 당시 군경의 선무공작으로
산에서 내려온 아버지는
주정공장에 수감됐다가 다른지방 형무소로 끌려갔습니다.
간간이 전해졌던 아버지의 편지는
한국전쟁 이후 뚝 끊겼고
생사도 모른 채 70여 년을 그리며 살았습니다.
어느덧 여든이 넘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아버지의 뼛조각 하나라도 찾는 겁니다.
<인터뷰 : 홍순복 4·3행방불명 희생자 유족>
“나 눈 감기 전에 아버지 신체만 찾을 수 있다면
그때는 정말 내가 죽어도 한이 없거든,
아버지 때문에 눈을 감아 죽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지난 2006년부터
행방불명 희생자의 유해를 찾고
신원을 확인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제주공항 등 학살지로 알려진 장소에서 대대적인 발굴이 진행돼
현재까지 모두 417구의 유해가 발굴돼
그중 147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행방불명 희생자가
3천 명에서
최대 5천 명으로 추정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미 학살터로 알려진 장소에서는
유해가 대부분 수습된 만큼
제주 도내에서
더 이상의 추가 발굴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인터뷰 : 양정심 43재단 연구조사실장>
“이제 도내에서는 사실상 집단적인 학살터의 발굴이
이제 가능하지 않고...유해 발굴은 마무리 됐다고 보고 있어요.
유전자 감식에 중점을 주고 ...”
유족들은 점점 고령화되고
유해 상태도 점차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전 정보를 확보할 수 없게 되면
신원 확인의 가능성도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 임나혁 진화위 >
“유가족들이 돌아가시거나 유해가 저희는 풍화라고 표현하는데
상해서 유전 정보를 확보할 수 없게 되면 신원확인 가능성도 떨어지는 것이니까...”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이들의
마지막 흔적을 찾고
원통함을 풀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
국가의 당연한 책무지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가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문수희 기자
suheemun4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