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를 통해
4.3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 작업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발굴된 유해와 대조할
유가족들의 채혈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감식 기술이 발전해도
유가족 채혈 없이는
추가적인 신원 확인이 어려운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합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강중훈 씨는
4.3 유족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했습니다.
4.3 당시 군인이었던 작은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어머니를 제외한
온 가족이 학살되며
원망 속에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지난해 11월 채혈에 참여했는데
그로부터 얼마지 않아
제주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작은아버지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 강중훈 /4.3 유족>
“내가 어렸을 때는 참 미웠어요.
왜 나하고 당신의 인연이 숙부와 조카의 인연을 맺었나...
신원확인을 하고 나니까 좀 달라져요.
감사한 마음으로 영령들을 위로해줘야겠다, 생각을 고쳐먹었죠”
강중훈 씨 사례처럼
조카의 유전자 정보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과학 기술이 발전됐습니다.
개인의 고유 유전자 패턴 파악을 통해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고
작은 단서에서도
최대한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잇따라 도입되며
일부 훼손된 유해에서도 DNA 분석이 가능해졌고
직계뿐 아니라 희생자 기준 8촌까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 이숭덕 >
“결국 그렇게 유가족을 강조하는 이유는 뼈라는 특수한 검사라서 그렇습니다.
유해는 오랫동안 땅속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변성이 진행된 상태여서
검사를 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유해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완전하지 못한 검사 결과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유해와 비교할 대조군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채혈에 참여한 유가족은
모두 2,400여 명으로
전체 유족의 2%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유족,
특히 해외에 있는 유족들의 참여도는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아직도 채혈 필요성에 동감하지 못하는 유족이 많고
가족 중 한 명만 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여러 명이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유가족 채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료를 관리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 양동윤 도민연대 대표>
“육지 지역에 사람들에 대한 채혈 사실도
어떠한 통계도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사람들에게 채혈해 달라고 직접적으로 권고, 권유해야죠.
적극적인 행정, 4.3 사업이 수행돼야 하는데 지금 안 하고 있죠.”
행방불명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은
이제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유족들의 채혈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해 지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문수희 기자
suheemun4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