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에서 잇따라 아동학대가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 두 아이 모두 학대 정황이 있었음에도 원가정 보호 원칙에 따라 폭력이 이뤄졌던 가정으로 다시 돌려보내지면서 발생이 됐는데, 제주 지역의 상황은 어떤지 김경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일, 충남 천안시에서 아이가 여행가방에서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구급대원들이 아이를 황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9살 A군은 결국 숨졌습니다. 조사 결과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의붓엄마가 A군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에서는 9살 B양이 잠옷 차림에 맨발로 도로에서 발견됐습니다. 쇠사슬로 묶어 베란다에 가두는 등 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4층 건물에서 탈출한 겁니다.
이 두 아이들 모두 그동안 학대 정황이 있었지만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그렇다면 제주는 어떤 상황일까?
제주 지역에서도 매년 2백여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6백여건으로 급증했는데 대부분의 학대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8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대를 당했던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
아동복지법 상 가정으로 빠르게 돌려보내는 걸 우선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집으로 보내진 아이들이 또다시 학대에 노출된다는 겁니다.
제주 지역 재학대율을 살펴보면 지난 2016년 8퍼센트이던 재학대율이 2년 뒤에는 13퍼센트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 돌려보내기 전 전문기관에서 아이의 의사와 보호자의 태도 등을 고려하긴 하지만
충분히 모니터링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최정윤 / 제주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
"(1인당) 월평균 40에서 45건 정도의 사례 관리를 맡고 있는데. 정부에서 발표한 적정 사례 건수는 32건이고. 많은 사례를 한 사람이 담당하고 있다보니 (관리에) 구멍이 발생할 수 있고 질적으로도 낮아지는 게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학대 가해자와 아이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도 당사자가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보니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습니다.
<홍만기 /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제주지부장>
"(아동) 학대자를 면담하는 데에 있어서 거부를 했을 때 강압적으로 면담할 수 있는 법적 제도 장치가 돼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이런 세세한 면에서도 (처벌 규정 등) 법적 조치가 이뤄져야 되지 않나."
전국적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체적,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해보입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