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 발생한 지 70년이 지나 침묵을 깨고 아픈 역사를 알리는 4.3 생존 희생자가 있습니다.
동광리 4.3 해설사 홍춘호 할머니가 그 주인공인데요.
4.3 전국화와 평화 인권 교육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올해 84살의 홍춘호 할머니는 4.3 유족이자 얼마 남지 않은 4.3 생존자입니다.
1948년 12월, 중문과 안덕지서 토벌대에 의해 불타 없어진 고향 마을을 떠나 숲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당시 5살, 두 살이던 남동생 셋을 잃었고 동광리 큰 넓궤라는 동굴로 피신해 돌 틈에 고인 물을 마시며 어둠 속에서 50일을 버텼습니다.
<홍춘호 /4·3 해설사>
"해 질 때만 기다려. 빨리 해가 져야 오늘 하루 살 건데. 언제면 해 질 건지 마음속으로만.. 해질 곳만 바라보고.. 해가 지면 아 오늘도 살아졌구나. 아버지가 어두우면 데리러 와. 아버지 보고 그날 하루 살아남아지면 너무 좋았어요. 하루 살아진 것이 너무 좋아."
시대가 바뀌며 학살터와 집터는 4.3 유적지가 됐고 잃어버린 마을에는 4.3 길이 생겨났습니다.
70년 간의 침묵을 깨고 할머니는 해설사로 활동하며 4.3 알리기에 힘썼습니다.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국내든, 해외든 가리지 않고 찾아가 생생한 증언을 통해 참상을 전했고 지난 8년 동안 동광리를 찾은 방문객 1만여 명을 직접 맞이했습니다.
<홍춘호 / 4·3 해설사>
"4·3에서 돌아가신 영령들도 이렇게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도 우리가 이렇게 4·3을 알리고 여러 곳에서 활동해 주니 지옥불에서 조금이라도 밝은 세상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3을 기억하고 알리기 위한 할머니의 노력과 진심은 다음 세대로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승학 / 세계섬학회 연구위원>
"4·3 체험자분들이 어려운 역경을 살아오셨는데 역경을 이겨낼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후대가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부분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 할머니는 4.3 전국화와 평화 인권 교육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민국 인권상 개인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춘호 / 4·3 해설사>
"어린 학생들, 초등학생, 중학생들 많이 옵니다. 제가 겪은 4·3 이야기를 하면 그 아이들도 크면 우리 4·3이 잊히지 않고 언제까지라도 갈 거라고 봐요. 잊혀서는 안됩니다."
KCTV 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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