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규정이 명시된 4.3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2천년 첫 법안이 제정된 이후 21년 만에 나온 결실입니다.
국가 폭력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6.25 전후 발생한 개별 과거사의 첫 일괄 배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하지만 보상 청구권과 직결된 각종 특례 규정이 삭제되면서 개정안보다 후퇴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지입니다.
지난 2천년 제정된 4.3특별법은 4.3 사건의 정의와 함께 유족과 희생자 범위 등을 처음으로 명시한 명예회복의 첫 기틀이었습니다.
이후 대통령의 두 차례 사과와 국가추념일 지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4.3은 지난 21년 동안 7번의 개정 끝에 마침내 법 조문에 보상 규정이 담기며 내년부터 실질적인 명예 회복과 피해 구제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국가폭력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늦게나마 치유하려는 국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구만섭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권한대행>
"4·3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은 실질적 피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4·3의 해결을 향한 큰 걸음이자 과거사 해결의 세계적인 모범으로 자리 잡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625 전쟁 전후 발생한 과거사 보상의 적용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그동안 과거사 피해자나 유족들이 개별 소송을 통해 국가를 상대로 보상을 받아낸 사례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518민주화 항쟁을 제외하고는 개별 과거사에 대해 일괄 보상을 적용한 사례는 전무했습니다.
과거사 가운데 첫 특별법 보상 사례인 4.3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오임종 /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여러분들이 함께해주셨기에 이제 그 아픔은 평화로 승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화의 씨앗이 오늘 심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정안이 일부 후퇴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습니다.
뒤틀린 가족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던 제21조 특례 조항이 정부 반대로 삭제됐기 때문입니다.
사실혼 배우자나 양자를 법적으로 희생자의 배우자나 자녀로 인정해 보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한 혼인 특례나 출생신고 특례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친족과 상속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정부가 4.3으로 인한 가족 관계 혼선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내년에 1억 원을 들여 관련 용역을 진행하기로 한 점은 다행입니다.
하지만 제주도나 4.3 유족회에 가족 관계 정정 문의가 쇄도하는 등 보상 청구권 범위를 확대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고 희생자와 유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개정 작업은 용역을 이유로 차일 피일 미뤄서는 안될 과제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