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군사재판에 의해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됐던 유해 5구의 신원이 74년 만에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채혈에 참여했던 유족 DNA와 일치하면서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하얀 천으로 쌓인 4.3 유해가 재단으로 들어옵니다.
지난 1948년과 1949년 군사재판으로 희생됐거나 행방불명된 4.3 유해 5구입니다.
지난 2007년 정뜨르비행장 학살터에서 발굴된 이후 1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되면서 가족 품으로 오게 됐습니다.
지난해 4.3 유족들의 채혈 참여와 첨단 유전자 검사 기법 덕분이었습니다.
5구의 유해를 찾는데 유족 9명이 채혈에 동참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제 101살이 된 고인의 누나도 있었고 태어난지 사흘 만에 아버지를 잃은 딸도 있었습니다.
<김영숙 / 4.3 희생자 유족>
"이제 이곳에 편히 모시게 돼 작게나마 자녀로서의 도리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74년 긴 세월 동안 막연한 존재였던 아버지는 이제 다시 가족과 함께하는 아버지가 됐습니다."
4.3 당시 부친이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행방불명돼 호적상 조카로 남아 있던 두 딸도 74년이 지나서야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고산옥, 고선옥 / 4.3 유족>
"어머니 아버지가 혼인신고가 안돼서 우리가 작은아버지 자녀로 호적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동생도 유족 카드도 만들 수 없고... 아버지를 찾게 돼서 너무 감사하고 이제 마음의 짐을 덜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제주에서 모두 희생자 411구가 수습됐습니다.
하지만 70년 동안 땅에 묻혀 있던 유해는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5구를 포함해 유족을 찾은 유해는 발굴 유해의 34%인 138구에 불과합니다.
보다 다양한 유족 DNA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족들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숭덕 /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 교수>
"모계로 신원이 확인되니까 기존 검사 결과의 안정성이 좀 떨어져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추가적인 검사 방법의 도입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추가적인 가족 참여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주도는 추가 유해발굴 사업을 지속하면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270여 구의 가족 찾기를 위한 채혈 작업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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