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자체도 괴로운데 피해 학생들은 신고한 뒤 처분을 기다리는 과정도 고역이라고 합니다
특히 학교마다 운영되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3년 전부터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후 밀려드는 요청에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는 사건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욕설이나 금품 갈취, 따돌림 등 학교폭력을 가한 학생을 처벌해 달라는 요청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개최 요청 건수는 지난 2020년 100건 수준에서 매년 급증해 지난해는 180건으로 갑절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학폭위에서는 고의성과 지속성 등을 평가해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데
서면 사과나 피해학생과의 접촉 금지 등 처분이 가장 많았고 전학과 퇴학 같은 중징계 처분을 받은 학생도 18명에 달했습니다.
더욱이 지난 2012년부터 학교폭력 처분 이력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한 이후 입시에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가해 학생이 학폭위 심의 결과에 불복해 재심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 요청이 제때 처리되지 않는데 있습니다.
제주교육당국은 일선학교의 업무 경감을 위해 3년 전부터 각 학교마다 운영되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했습니다.
이후 학폭위 심의 요청이 한 기관으로 몰리면서 요청 후 한달안에 심의를 마치도록 한 처리 시한을 넘기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 비율은 51%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요구의 절반 가량이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찬호 /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
"솔직히 (심의 요청건수 중 )지금 절반 처리되고요. 절반은 4주를 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가능한 한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에 변호사 한 분을 채용해서 투 트랙으로 심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신속한 해결을 위해 변호사와 갈등조정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화해조정지원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 문제 처리를 위한 심의기구가 한 기관에 몰리는 현행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 신고한 뒤 기약없이 처분을 기다리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