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도내 최대 수용소로 오랜 아픔을 간직해 온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주정공장 옛터가 4.3 역사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아픔이 깃든 장소가 4.3 유족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자 도민과 후손들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 4.3 당시 도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였던 주정공장.
이곳에 있던 무고한 수용자들은 대부분 혹독한 고문으로 숨지거나 전국 각지의 형무소로 이송돼 집단 학살 또는 행방불명됐습니다.
또 다시 예비검속으로 끌려온 주민들을 감금하는 장소로 이용되며 현 제주공항인 정뜨르 비행장 부근에서 총살당해 암매장되거나 돌에 묶인 채 제주 앞바다에 수장됐습니다.
그동안 버려진 채 방치돼 왔던 이곳이 수형인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4.3 역사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예산 50억 원을 투입해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로 상설 전시실과 추모의 방 등으로 구성됐고 외부에는 위령조형물과 도시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4.3 당시 수형인들의 아픈 역사를 살펴보고 이를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슬픔이 서려있던 장소가 역사와 기억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유족들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송승문 / 4·3 희생자 유족>
"1평 남짓한 곳에 25~30명이 수용됐다고 합니다. 거기서 이제 발도 뻗지 못하고 쪼그려 앉아서 거꾸로 제가 태어났다고 어머님한테 들었습니다. 어머님이 (역사관 개관 소식)을 들으셨다면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도민들과 후손들에게 4.3의 본질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봅니다.
<김창범 / 4· 3 유족회장>
"주정공장 창고는 4.3 당시 최대의 수용소이자 참혹한 감옥 그 자체였습니다. 주정공장 수용소 4.3 역사관이 제주도민의 한 맺힌 절규의 역사 현장을 온 국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참교육의 공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주 4.3 75주년을 앞두고 문을 연 역사관이 유족들의 치유 공간이자 4.3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공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