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이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토킹이나 가정 폭력 등 여성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에 대한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건데요.
5개월 동안 시범 운영한 결과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제도적 보완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흰 옷을 입은 남성이 주택가에서 한참을 서성입니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지속적으로 지켜보던 40대 남성.
스토킹 신고가 접수돼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지만 이를 어기면서 유치장에 갇혔습니다.
제주경찰이 여성폭력 고위험 가해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직접 경찰서를 방문해 가해자들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됐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가족사랑상담소 등과 함께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가해자 25명을 상담한 결과 상담 이후 폭력이나 분노 등에 대한 인식 등 부정적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말을 듣지 않으면 때릴 수 있다는 배우자 폭력에 대한 가해자들의 인식이 기존보다 크게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실제 상담 횟수는 한 사람당 평균 3번 정도에 그쳤고 상담을 받았던 2명은 또다시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구속되거나 입건됐습니다.
<김미혜 / 제주가족사랑상담소 사무국장>
"(상담) 10회 안에서는 이 사람들의 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가 굉장히 크게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상담을 1,2회 하다가도 '선생님 저 그만하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하면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해서 관여를 못하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초기부터 공권력이 개입된다면 이 분들에게 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필요할 경우 가해자가 상담이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문기철 / 제주경찰청 여성보호계장>
"경찰 단계에서 (가해자가) 상담,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스토킹 처벌법이나 가정폭력 처벌법 상에 현행 아동학대 처벌법에 명시된 가해자 상담 위탁 항목을 법제화하도록 국회나 경찰청 등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스토킹이나 가정폭력등 사건 발생 초기 대응이 중요한 여성폭력 범죄.
경찰이 올해도 가해자 교화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보완이 시급해보입니다.
KCTV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 CG : 박시연, 화면제공 : 제주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