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4.3 당시 종교계도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입었습니다.
70여년 만에 피해 종교단체 추모 행사 등을 명문화한 4.3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지역에서도 지원방안을 모색하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제주도의 고찰로 명맥을 이어온 관음사는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탓에 70여 년 전 4.3 당시 무장대와 토벌대의 치열한 격전지였습니다.
1949년 2월, 국군 토벌대에 의해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 9채가 모두 전소됐습니다.
4.3 당시 있었던 불교계 사찰은 80곳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70%인 56개소가 전소되거나 파손됐습니다.
승려를 비롯한 14명이 총살당했고 수장과 고문 후유증, 예비검속과 행방불명 된 희생자 등을 합친 인명 피해는 23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기독교도 교회 63곳 가운데 5곳이 전소 또는 소각 피해를 입었고 1명이 무장대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특히 불교 사찰 피해 규모는 20여 년 전 진행된 조사와 비교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금순 / 제주대 사학과 시간강사>
"폐사돼서 더 이상 조사할 수 없었던 사찰까지 포함하면서 56개 사찰로 집계됐습니다."
그동안 4.3 종교 피해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가 지난 5월, 종교 피해 지원 등을 명문화한 4.3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재호 / 국회의원>
"상임위 심의를 앞두고 있고 차제에 저희가 단순한 위령의 차원을 넘어서 여러 가지 해야 할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의견을 모아보자.."
종교 피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는 피해 당사자였던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인이 한 자리에 모여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허운 / 관음사주지>
"종교인들은 항상 참고 인내하는 것을 큰 덕목으로 생각해 왔는데 또 다른 면을 생각하면 4·3의 진상과 진실을 밝히는 큰 축을 이룬다 생각하니 이것도 해야 하는 일이구나.."
특별법 입법 과정과 함께 앞으로 4.3 종교 유적지 보전 방안이나 승려 희생자 추가 등록 문제, 각종 위령 행사에 대한 예산 지원을 법제화 하자는 요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용범 / 제주불교 4·3 희생자 추모사업회장>
"복합 유적지가 산재돼 있는 상황이라서 복원은 됐지만 이를 잘 활용해서 역사적인 교훈을 얻는 장소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75년 만에 종교계 피해가 공론화되면서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던 종교 시설 피해 회복과 종교인들의 명예회복 방안이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그래픽 박시연)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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