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탑동은 까맣고 기름진 먹돌이 넓게 펼쳐져 있어 먹돌 해안으로 유명했습니다.
해녀들은 먹돌에서 자란 전복이나 소라 등을 잡아 생계를 이어가곤 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서도 먹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삶의 터전이던 먹돌 해안이 사라지면서 해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먹돌 해안으로 유명한 탑동.
어촌계 해녀들이 물질 도구 대신 삽을 들고 채비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 홍옥희 / 해녀>
"삽을 가져온 이유는 그 삽으로 땅을 파서 그 속에 묻혀 있는 먹돌을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삽을 들고 나온 겁니다. 논밭에 일하러 가는 기분입니다. 논밭에 일하러 가는 기분."
테왁과 망사리, 삽까지 들고 바다에 나선 해녀들. 삽으로 땅을 파헤치자 시커먼 뻘과 함께 악취가 올라옵니다.
자맥질 대신 계속되는 먹돌 찾기.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바닷 속.
먹돌을 찾기 위한 작업은 계속됩니다.
잠시 뒤, 흙먼지와 각종 부유물 사이로 먹돌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먹돌 해안은 해녀들의 마지막 삶의 터전이였습니다.
까만 돌로 가득했던 먹돌 해안. 하지만 지금은 온데 간데 없이 변해버렸습니다.
2년 만에 급격히 변해버린 바다 환경에 해녀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 윤춘화 / 해녀>
“우리 좀 살려줘야 합니다. 우리 옛날에는 이거 벌어서 자식들 다 공부시키고 밥 먹고 살았는데 우리 이제는 자식도 다 못 기르게 됐어 우리도 다 죽게 됐어요. 뭘 해 먹고 살아야 될지 모르겠어요. 우리 좀 살려주세요 살려줘.”
먹돌이 사라지자 해양 생물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사라져가는 제주의 돌은 제주의 가치를 넘어 직접적인 생계마저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현심순 / 해녀>
”먹돌이 있으면 전복이 그 돌이 매끈매끈하잖아. 그러니까 전복이 거기에 딱 붙어가지고 이제 번식을 하는 거야 거기서. 그랬는데 먹돌 자체가 아예 다 파묻혀 버려서 완전 뻘이 돼 버리니까 하나도 살 수가 없는 거야."
하늘 위에서 살펴보니 모래와 뻘이 쌓인 구간이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선 방파제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인터뷰 : 윤춘화 / 해녀>
”이 바다가 순환이 안 되니까. 저걸 다 (방파제) 돌로 막아버리니까 이것이 물이 순환이 안 돼서. 바다가 순환이 돼야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파도도 치고 해야 할 건데 그렇게 안 해 놓으니까 바다가 다 죽었어.“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바다가 오염될 거라는 우려에 해수 유통구도 만들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이 곳에서 60년 동안 물질을 이어온 해녀들.
바다는 더 이상 예전의 그 바다가 아니었고 해녀들의 삶의 공간은 암흑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인터뷰 : 홍옥희 / 해녀>
"후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겠느냐. 그래도 어른들이 바다를 잘 가꿔서 잘 해놔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되는데 (후손들이) 좋은 해산물을 먹을 수만 있다면 저는 오늘 그만둬도 한이 없습니다.그게 제일 저의 소원입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