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제주 돌 기획 ④ 엉터리 설계로 시작된 비극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3.10.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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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CTV뉴스는 제주시 탑동의 암흑 속에 갇혀버린 먹돌 실태를 전해드렸습니다.

해녀들은 탑동 앞바다에 설치된 방파제를 먹돌이 사라지는 이유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KCTV 취재진이 사업 당시 진행된 설계도를 포함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분석했습니다.

현장 확인을 위해 수중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해초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메마르고 황량한 먹돌 바다.

해조류와 전복이 자라던 바다는 모래로 뒤덮였고 제주의 먹돌도 함께 묻혔습니다.

해녀들은 앞 바다에 들어선 방파제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인터뷰 : 현심순 / 해녀>
"아이고 바다를 다 메워버려서 여기가 다 논밭이 돼 버렸어. 바다가 돌이 있어야 바다에 물건이라도 날 건데 다 논밭 돼 가지고 다 해수욕장이 돼 버린거야 여기가 다 뻘로."

실제 설계도를 비롯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어떻게 돼 있을까?

KCTV 취재팀이 환경영향평가서를 입수해 분석해 봤습니다.

##
방파제를 설치하면서 나빠질 수 있는 해수 흐름과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해수 유통구.

당초 계획돼 있던 해수 유통구는 단, 하나였습니다.

심의 과정에서 기존 유통구의 폭이 좁아 해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거라는 지적에 40m로 계획됐던 폭을
60m로 늘려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녀들의 증설 민원이 이어지자 3개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첫 설계부터 어긋났습니다.

보완된 설계도로 제작된 탑동 앞바다 방파제, 실상은 어떨지 직접 물 속으로 들어가 살펴봤습니다.

##
추가로 설치된 유통구의 순폭을 재어보니 사실상 10m 안팎.

기존 유통구 폭의 6분의 1 수준입니다.

오히려 바닷물의 원활한 순환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인터뷰 : 안성호 / 제주대학교 해안토목공학과 교수>
”해수 순환구 목적으로 여기 구멍을 뚫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게 이안제 (방파제) 군이 된 겁니다. 서로 사이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여러 개의 이안제 군. 이렇게 될 경우에는 관찰하신 대로 여기 사이로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와류가 생깁니다 빙글빙글 도는. 모래가 여기로 들어오면 여기 쌓입니다. 해수 순환 면에서는 좋은 모델은 아닌 구조입니다.”

실제로 해당 구간에는 와류로 인해 높은 모래 언덕이 생겼고 해수욕장처럼 모래가 드넓게 펼쳐지면서 먹돌은 묻혀버렸습니다.

설계상 방파제가 설치된 지점과 해안선 사이의 거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CG
일반적으로
해안선과 방파제 사이의 거리가
최소 하나의 방파제 길이만큼은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너무 가까울 경우
바깥 쪽에서 이동하던 모래와 퇴적물들이
안으로 갇혀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안성호 / 제주대학교 해안토목공학과 교수 >
“단일 이안제의 길이만큼은 최소 떨어져야 퇴적을 그나마 피할 수 있고.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퇴적을 더 피할 수 있는 거죠. 근데 붙으면 붙을수록 실험 결과에 의하면 육계사주라고 해서 모래가 점점 쌓여서 연결됩니다. 근데 여기는 모래 지형이 아니니까 이렇게까지 연결되진 않겠지만 아무튼 외부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던 표사들이 여기 갇혀서 들어올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 이영웅 /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지금 방파제 공사 같은 경우에도 해수 유통이 안 될 거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해수 유통에 예산 투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 곳만 아마 설정하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고. 추가로 해수 유통구가 만들어지긴 했는데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이게 충분한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조사하고 검토가 필요하거든요. 그게 안 된다면 사실 이 사업이 전체적으로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재검토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설계부터 잘못된 탑동 방파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발전, 작지만 소중한 제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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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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