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KCTV 취재팀은 그동안 내도동 알작지를 시작으로 탑동의 먹돌까지 사라져 가고 있는 제주 가치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문제는 환경보전에 대한 제대로운 고민 없이 각종 개발 추진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십년 전 매립부터 논란을 빚어왔던 탑동 일대는 최근 방파제 공사까지 강행되며 깨끗한 제주 앞바다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이름만 있을 뿐 사실상 허맹이 문서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각종 논란 속에 추진된 탑동 방파제 공사.
당시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해당 사업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됐습니다.
사업이 마무리된 지금, 사후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KCTV가 입수한 사후환경영향평가서.
조사 결과 대부분의 지표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 비교해봤습니다.
## 식생 (소타이틀)
해녀들의 조업 구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만큼 곳곳에서 식생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환경 복원 대책으로 해조류 이식 사업도 진행됐습니다.
최근까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조류가 잘 이식돼 있다고 쓰여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와 달리 해조류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고 살짝 건드리자 뿌연 먼지가 주위를 온통 뒤덮습니다.
조사 결과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바닷속을 살펴봤습니다.
<인터뷰 : 최선경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보시니까 어떠세요? 바다 생물들이 살기 적합한 환경인가요?)
해조류는 기본적으로 경성 암반, 그러니까 돌에 부착해서 사는 생물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여기에 보이는 이 화면 속에 보이는 데는 연성 기질로 보이거든요. 즉 모래나 저질, 또는 뻘 같은 질로 돼 있는 걸로 보이는데 여기에서는 해조류들이 부착해서 살 공간이 없기 때문에 해조류가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여집니다.”
##퇴적물
직접 조사표를 본 전문가들은 해류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방파제 안쪽으로 빠르게 쌓이고 있는 퇴적물에도 우려를 표합니다.
쌓인 퇴적물이 분해돼 오염되면서 생물이 살 수 없는 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 이태희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연구원>
“해양환경에서 그걸 데드존이라고 하는데 그런 데드존이 되는 거죠. 산소도 되게 낮고 황화수소 발생하고 그러면 생물이 살 수가 없죠. 쉽게 말하면 하수 슬러지에 생물이 살 수 없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거예요. 하수 슬러지 상태가 되는 거예요 퇴적물이.”
주민들이 가장 우려했던 수질 오염.
사후 환경영향평가에서는 공사 전과 비교해 수질에 큰 변화는 없다고 했지만 퇴적물로 인해 유기물 등이 높아지면서 점차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1년에 4번 이뤄지던 조사는 최근 2번으로 줄었고, 실제 해녀들의 조업이 이뤄지는 방파제 안쪽 바다에 대한 조사 지점은 단 두 곳에 불과합니다.
수질 오염 척도 가운데 하나인 산소 포화도 조사에서는 오류 값이 그대로 보고됐습니다.
방파제 안쪽 지점 수치가 165%까지 치솟아 있습니다.
<인터뷰 : 이태희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연구원>
“저 정도로 높은 산소농도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인위적으로 산소를 계속 넣어주면 가능은 한 이야기지만 일반적인 해양 환경에서는 그렇게 나올 수가 없거든요. 산소포화도가 100이 넘어가려면 파도가 굉장히 거칠고 해류가 잘 순환되고 그래야지 가능한 환경인데. 근데 저런 아까처럼 방파제에 갇힌 환경에서 저렇게 높게 나왔다면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해양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보고서가 부실하게 작성되고 이후 확인 절차까지 철저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 당시 약속했던 저감 대책도,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윤여일 /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교수 >
“이행하지 않았을 때 어떤 제재가 있는지. 아마 구체적인 내용이 없을 거예요. 지금 그게 현재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그런 제재가 있다고 생각해 보면 저감 대책을 내놓았다 근데 그대로 안 했다, 그래서 경고 조치를 했다. 근데 그다음에 또 안 했다 그러면 아예 그 사업 불가 결정을 내린다. 만약에 이런 게 있으면 굉장히 달라질 거잖아요. 그런 대목에서 제도를 앞으로 개선할 지점이 있는 거겠죠."
<인터뷰 : 조공장 /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환경영향평가의 생명력은 투명성입니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후 관리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사후관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조례에서는‘사후 관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다’라고 돼 있습니다. 이것은 공개 안 해도 된다라는 걸 의미합니다. 즉 조례에서 사후관리 결과 보고서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예측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저감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게 환경영향평가 제도입니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 승격되면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환경영향평가 협의권한을 이양받았습니다.
그 권한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전락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쉬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