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건 전화를 국내 발신번호를 바꿔주는 중계기를 도내 호텔 객실에 설치한 20대 중국인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다행히 중계기를 이용한 사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경찰은 정확한 경위와 함께 상선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내 한 호텔 객실에서 네모난 기계가 발견됩니다.
일반 인터넷 공유기처럼 생긴 이 장비는 발신번호 조작 중계기입니다.
070으로 시작되는 해외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010 번호로 표시되도록 바꿔주는 기계입니다.
지난 달, 통신사를 통해 발신번호 조작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이상 신호가 감지된 일대를 수색해 지난달 8일과 9일, 제주시내 호텔 객실 2곳에서 중계기를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있던 중계기를 수거했고,
해당 객실에 묵었던 투숙객을 추적해 도내 주택가에서 20대 중국인 불법체류자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호텔에 설치됐던 중계기는 3일 정도 운영됐지만
현재까지 이로 인한 사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의자는 오픈 채팅방을 통해 클린하우스에 넣어둔 중계기를 설치하면 일당을 주겠다고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계기는 해외에서 건 전화의 발신 번호를 조작해 국내에서 전화한 것처럼 속일 수 있어
검찰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일당이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기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제, 지난해 11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제주에서 번호 조작 중계기를 운영해 온 20대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박만식 /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해외 발신 번호가 뜨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심해서 안 받기 때문에 앞에 010이 붙는 번호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중계기가) 하는 거거든요.
그만큼 범행을 용이하게 도와주는 초기 단계 역할을 하는 거고.
의심 가는 번호나 내용에 대해서는 전화를 안 받으시거나 문자는 삭제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경찰은 20대 중국인 불법체류자를 전기통신사업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 화면제공 : 제주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