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최근 당근 재해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농가들은 이상기후로
당근 생육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피해를 보상받을 길까지 막막해졌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지우 기자입니다.
예년 같았으면 파종이 마무리됐어야 할 당근밭에
메마른 흙만 가득합니다.
매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비 소식도 없어 파종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겨울 정상적인 수확을 위해선
늦어도 8월 중순 전에 씨를 뿌려야 하는 상황.
하지만
지난해 폭염과 가뭄에 따른 발아 불량으로
재파종을 했던 터라
올해도 피해가 반복될까
농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우람 / 당근농가>
“파종한 밭들이 거의 없어요, 많지 않아요. 파종해도 싹 안 나는 밭들도 많고 그 이유가 너무 가물어서 발아에 문제가 생기고 있거든요.”
<스탠드업 : 김지우>
"이런 상황에서 농가들이 기댈 수 있는 건 농작물 재해보험인데
오히려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당근 재해보험은
2년 전만 하더라도 파종 직후 가입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가입 조건을 출현율 50% 이상으로 강화했고
최근엔
80% 이상으로 올려
올해부터 적용할 방침입니다.
농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근은 자연재해에 취약해 발아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주요 품종인 '드림7'의 경우
공식 출현율이 75%에 불과해
사실상 재해보험 가입이 어려워졌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현승용 / 전농제주도연맹 구좌읍농민회 사무국장>
“파종 후 가입으로 돌리길 원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발아 후 (출현율) 80% 이상 가입으로 바뀌니까 농가들 입장에서 황당한 거죠.
보험 들어야 되나, 원래 당근은 발아가 힘든 건데. 근데 발아가 80% 이상 된 이후에 가입하라고 하는 건 보험의 본분을 잊어버린 거다.”
농작물재해보험을 주관하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당근을 제외한
다른 농작물물의 경우
가입 기준으로
출현율 80%를 적용하고 있어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보험 가입이 가능한 선에서
출현율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지역별, 농작물별 특성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했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그래픽 소기훈)
김지우 기자
jibregas@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