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80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조선인 요시찰인 약명부'라고 들어보셨나요?
일제의 식민통치에 저항한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인물 정보를 담은
이른바 블랙리스트인데요.
이 명부를 바탕으로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주요 인사 30여 명이 처음으로 발굴됐는데
이 가운데
제주 출신 인사도 5명이 포함됐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1945년,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지시로 만들어진 '조선인 요시찰인 약명부'.
일제의 식민통치에 저항활동을 한
조선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이름과 인상착의 등 인물 정보를 모아놓은 문서로,
조선의 각 13개 도에서 작성돼
일본과 조선 보안 관계자와 경찰서 등에 배포됐습니다.
작성된 약명부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 5곳.
사회주의자부터 노동운동가,
민족주의자 등 모두 790명이 실려있습니다.
<인터뷰 : 권시용 /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일본 제국주의 입장에서 그 수록된 인물이 어떤 위험이 있는지 그래서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이런 것들을 기록한 항목이에요. 일제의 식민통치에 저항했던 그런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한 그런 장치였던 거죠."
약명부에 실린 전라남도 관할 140여 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로운 독립운동가 37명이 발굴됐는데,
이 가운데 제주 출신 인사들도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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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약명부에 실린 현호진.
본적은 성산면 성산리.
공산주의를 신봉해 이를 선전하고
노동쟁의를 선동할 우려가 있다고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간 현호진은
이후 재일조선인 노동권 확보 등을 위해 투쟁했고,
오사카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두 달만에 풀려났습니다.
청년 운동을 하다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조천 출신 김서호도
일제의 감시 대상이였습니다.
이후 일본에서
노동과 사회 운동을 펼쳤고,
전협화학 오사카지부에서 활동하다
또다시 옥고를 치렀습니다.
이외에도 윤석원, 김정로 등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 5명이 이번 서훈에 포함됐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시 보도된 기사와 공문서 등을 바탕으로
친일 행적 등 확인 절차를 진행했고,
일부를 선별해 지난 6월,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했습니다.
약명부를 바탕으로 서훈 신청까지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 권시용 /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번에 신청한 대부분의 분들이 사회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해서 일본 제국주의와 대결했던 분들이에요. 공적은 충분해서 서훈까지 가능하리라 그렇게 기대를 합니다."
약명부에 적힌 사람 가운데 제주에 본적을 둔 건 35명.
이 가운데 13명은
이미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서훈 신청한 5명을 제외하고도
제주 출신 인사 10여 명이
약명부에 남아있는 걸로 파악되면서
추가 발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약명부를 바탕으로
처음 발굴된 제주 출신 인사들이
실제 독립유공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 CG : 유재광, 화면제공 : 민족문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