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0(수)  |  김경임
<김경임 기자>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깨끗한 자연 환경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중산간 곳곳이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오전 시간, 서귀포시 1100도로 일대. 공공 근로자들이 집게를 든 채 쓰레기 수거 작업에 한창입니다. 도로변은 물론 수풀 속까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공공 근로자> "한 7 ~ 8봉지 나왔을 것 같네. (언제부터 하셨는데 그만큼 나왔어요?) 8시부터. (8시부터요? 지금 한 2시간 밖에 안 됐네요?) 아이, 한 트럭 나올 때도 있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공공 근로자> "뭐 도시락도 있고 별게 다 있어 없는 게 없어 뭐라고 딱 (정해서) 칭할 수가 없어요. 근거를 잡으려고 거기(쓰레기 더미)를 막 쑤시고 했는데도 근거 없이. 아주 전문가들이야 버리는 사람들이." 중산간 도로 일대를 직접 둘러봤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는 동안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가 발견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누군가 몰래 버리고 간 겁니다. <김경임 기자> "차를 타고 오는 길가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각종 가전제품들이 버려져 있고 이 쪽으로 보시면 생활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도착한 고근산 일대.(서호동) 풀밭에 쌓여 있는 마대 자루가 눈에 띕니다. 자루를 열자 스티로폼과 타일 등 각종 건축 자재가 부서져 나옵니다. 한 쪽에는 페인트통이 나뒹굴고 주위로는 불을 피웠던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김경임 기자> "지난달 이 곳에 버려져 있던 쓰레기에 담뱃불이 옮겨 붙으면서 실제 화재로 이어졌는데요. 주변 나무에는 아직도 불이 났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제주의 오름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포장된 도로를 벗어나 5분 정도 들어가자 공사 과정에서 떼어낸 듯한 문짝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유리창도 깨져 있어 위험해보입니다. 이 곳에서 버려진 문짝이 발견된 건 2주 전. 근처를 지나던 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양영자 / 주민> "굉장히 언짢죠. 우리 동네 분들은 쓰레기를 하나라도 더 주우려고 하는데 이렇게 버리면. 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야산에." 인적이 드문 또다른 산 속.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무성히 자란 수풀 사이로 덩그러니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가전 제품부터 매트리스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언제 버려진 건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폐기물을 몰래 버릴 경우 발견하는 것 조차 어렵다는 겁니다. <홍용기 / 구좌읍 송당리장> "(쓰레기를) 숨겨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와서 어떤 수풀 속이라든가 이런 부근에 와서 쓰레기를 숨겨버려요 아예 숨겨버리면 이거는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면 수백 년 가는 겁니다 그냥. 나중에 몇 십 년 지나고 나면 어떻게 수거도 못할 정도로…." 산간 지역 뿐만이 아닙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무단 투기의 표적이 됩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한적한 도로 옆 임야에 각종 폐기물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소파부터 침대, 폐타이어까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불법 투기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은 무용지물입니다. 근처의 농로 진입로 양 옆에는 마대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수십 개의 마대 자루에는 건축 폐기물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해당 읍에서는 무단 투기자를 찾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CCTV가 없고 폐기물의 양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아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제주에서 처리되고 있는 방치 폐기물은 약 1천여 톤.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한다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의 비양심으로 무단 투기된 폐기물과의 숨바꼭질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김경임 기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몰래 버린 폐기물에 제주 자연이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카메라포커스
KCTV News7
04:32
  • [카메라포커스] '불편한' 장애인 편의시설
  • <김경임 기자> "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공공장소에 편의 시설들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는지 이번주 카메라 포커스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주민센터를 찾은 이승훈 씨.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가파른 경사로가 등장합니다. 휠체어로 경사를 오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입니다. 업무를 마치고 들린 화장실. 기본 편의시설 가운데 하나이지만 규격에 맞지 않아 사용이 어렵습니다. <이승훈 / 지체장애인> "저기 손잡이까지 너무 먼 것 같아요. 여기 휠체어를 갖다 대도 (손이 안 닿아요)." 화장실 입구 앞으로 계단이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됩니다. <이승훈 / 지체장애인> "전동 휠체어 같은 경우는 턱을 넘다가 앞으로 튕겨져 나갈 수가 있거든요."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건물 밖 화장실은 문을 여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어렵게 들어가더라도 공간이 좁아 휠체어를 거의 움직일 수 없어 당황스럽습니다. 민원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청. 한 쪽에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있습니다. 하지만 표지판을 따라 가자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출입문 대부분을 폐쇄한 건데, 안내문은 철창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시각 장애인용 점자 안내문은 점자가 없어지거나 뜯어져 버렸습니다. 또다른 시청 건물 입구에는 호출벨이 눈에 띕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이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눌러봐도 감감 무소식. 고장나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경찰서에는 장애인과 노인 등의 출입이 많은 곳에 호출벨이 설치돼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하기 쉽지 않다보니 대안으로 만든 겁니다. <김경임 기자> "이 곳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이런 호출벨을 설치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흔적 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또다른 경찰서는 좁은 화장실 입구가 문제입니다. 남녀를 구분하기 위한 칸막이까지 설치돼 있어 휠체어가 드나들기 어려워보입니다. <김경임 기자> "제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입구가 너무 좁아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 상가건물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지하주차장 안 장애인주차구역 옆으로 쓰레기통이 줄지어 놓여있습니다. 쓰레기가 잔뜩 버려지면서 악취도 납니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은 어떨까? 화장실 자동문은 작동하지 않고,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잠가버렸습니다. <건물 청소 아줌마> "밤에는 안 다니잖아요. 이 사람(장애인)들이요. 저녁에는 너무 사람들이 (화장실에) 토하고 장난이 아니여서 저녁엔 닫아요." 지난 1998년,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 공공시설 등에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반드시 갖춰야만 합니다. 하지만 법 제정 전에 만들어진 건물은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오래된 건물이 많은 관공서는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 또 신축 건물이라도 시설만 갖춘다면 이후 관리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김통일 /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팀장> "아직까지는 도내 관공서나 공공시설이 장애인과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은실 / 제주도의원> "현재의 문제점은 편의시설을 점검하는 곳은 점검만 하고 보고만 하게 돼 있어서 그 이후에 피드백이 잘 되고 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점검을 한 이후에 다음 해나 그 다음 해에라도 반드시 재점검을 해서 (시정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 <김경임 기자> "곳곳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지고 있지만 모두에게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 건 아직 멀어보입니다. 작은 차이가 차별로 다가올 수 있는 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21.03.10(수)  |  김경임
KCTV News7
05:16
  • [카메라포커스] 드라이브 스루의 '불편한 진실'
  • <문수희 기자> "언택트 시대 속에 단연 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이브 스루 시설 때문에 불편하거나 불안했던 적 한번 쯤 있으실 겁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현장을 취재해 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제주시 아라동 사거리에 문을 연 드라이브 스루 시설의 카페. 오픈한지 3개월 만에 애초에 진입로로 설계된 입구가 폐쇄됐습니다. 입구에는 우회하라는 표시가 안내돼 있습니다. 매장 오픈과 함께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가 대거 몰리며 일대 교통이 마비됐던 것. 주말이면 하루에도 경찰과 행정시로 수십통의 민원이 쏟아지자 내린 결정입니다. <00드라이브 스루 매장 직원> "저쪽이 입구였는데 저쪽까지, 하나로마트까지 밀리는 바람에 경찰들이 많이 와서 막아놨어요. 일부러..." <문수희 기자> "제가 직업 차를 운전해서 드라이브 스루 시설을 이용해 보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거리 모퉁이를 돌자 바로 보이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드라이브 라인을 따라 물건을 사고 출입로로 들어선 순간, 장애물에 부딪힙니다. <문수희 기자> "지금 여기 진출입 동선이 같아서 차량들이 엉키고 있어요, 또 나가도 바로 차도로 연결돼서 충돌사고도 우려됩니다." 대부분의 매장이 이렇게 진출입로가 나눠지지 않았는데, 법적으로 제재할 방안은 없습니다.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 일대 교통 체증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특히 이용객들이 많아지는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인근 도로까지 금세 마비가 됩니다. 점심시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차들이 줄지어 섰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들이 도로를 점령했습니다. 마치 우리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도로가 매장 전용 도로 같아 보입니다. 안전 수칙 역시 허술합니다. 인도를 가로질러 들어오는 차량들. 예고 없이 드나드는 차량에 보행자들은 흠칫 놀라며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 일쑤 입니다. <박승원 / 제주시 이도동> "이쪽이 사람이랑 차 지나가는 길을 나눠 놓지 않아서 조금 위험하죠."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도로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매장으로 곧장 집입해 다시 빠져나오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다니는 인도의 일부를 점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길을 걷는 사람들 사이로 차들이 쉴새 없이 오가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박영애 / 제주시 일도동 > "사거리인데다가 들어오는 입구라서 가끔 보면 여기도 (차량이) 줄 서있고 여기도 줄서있고 하면 지나가는데 불편이 있죠. 안 보이니까 지나가면서 차가 나오는 지 모르니까..." 이런 이유로 관련법에서는 변속도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장에선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문수희 기자> "지금 제가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버스 전용 도로 바로 옆에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법에 명시된 변속도로, 즉 별도의 진입도로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안전 시설물이 없는 곳도 허다합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도로법에는 인도를 점용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경우 교통신호기나 횡단시설 등 모두 8가지의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결과, 규정된 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설치기준이 권고에 그치는데다 이를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은 설치 현황도 모르고 있습니다. 주변 도로 교통 요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물이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배제하고 건설허가만 받고 설계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송규진 / 前제주교통연구소장> "소규모 사업장은 교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가 됩니다. 통상적으로 건축허가절차만 받으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최근 모퉁이, 교차로 인근에 상업지가 형성이 되는데 교통 정체 현상이나 보행자 안전문제가 나오는 게 아닌가..."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드라이브 스루의 불편한 진실. <문수희 기자> "누군가의 편리함을 위해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 지금처럼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우후죽순 시설만 들어선다면 이런 피해는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카메라 포커스 입니다."
  • 2021.03.02(화)  |  문수희
KCTV News7
05:44
  • [카메라포커스] 의료 소외 지역의 눈물
  • <변미루 기자> "여러분들은 아플 때 병원까지 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누군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번 카메라포커스에선 의료 소외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주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넘게 들어가는 추자도. 인구 1천 7백 명이 거주하고 연간 5만 명이 오가는 이 섬에 의료시설이라고는 보건지소와 한의원 한 군데 뿐입니다. 갑자기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 헬기나 배로 제주시내 병원까지 옮겨야 합니다. 이렇게 이송된 환자는 최근 2년 동안 16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송 과정은 험난합니다. 2년여 전 지병으로 남편을 잃은 김명자씨.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당시 이상 증세로 보건지소에 실려 간 남편이 병원까지 옮겨지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5시간. <김명자 / 추자면 대서리> "헬기가 온다고 했다가 안 온다고 했다가 그러니까 아들은 거기서 소리 치고 헬기 빨리 띄워달라고 난리고... (그러다가) 해경 배가 온대요. 그래서 갔는데 해경 배도 제 시간에 오지도 않고... 점점 사람이 쳐져 가더라고요." 조금만 빨랐다면 어땠을까, 한이 맺힙니다. <김명자 / 추자면 대서리> "헬기 소리만 나면 저는 가슴이 떨려요. 지금도 마음이 아프고." 갈비뼈가 부러져 경비정으로 병원에 옮겨졌던 김종진씨. 그는 기억하는 당시의 이송 과정도 매우 위험합니다. <김종진 / 추자면 묵리> "그때 밤에 죽을 지경이었어요. 밤이 되니까 헬기가 못 오고 경비정을 타고 제주에 나갔어요. 의료 장비가 전혀 없잖아요. 여기는 응급 환자 생기면 결국엔 죽는 겁니다." 추자에서 제주 병원까지 가는데는 아무리 빨라도 헬기가 왕복 1시간, 배는 2~3시간이 걸립니다. 날씨가 궂은 날엔 기약 없이 늦어지거나, 이마저도 모두 끊깁니다.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환자들이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추자보건지소에 배치된 공중보건의 4명이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단순 진료나 치료를 제외하고 전문적인 응급 치료나 수술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종원 / 추자면 공중보건의사> "수술을 하고 싶어도 제반 사항이 받쳐주지 않고, 수술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관리하려면 입원실도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하고, 기기도 필요하고." 평상시에도 병원 가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치과를 가기 위해 배에 올라타는 89살 원용순씨. 차로, 또 배로, 다시 차로, 병원까지 2시간이 넘습니다. 심지어 당일에는 돌아오는 배가 없어 1박 2일을 머물러야 합니다. <원용순 / 추자면 노인회장> "여관비 들어야죠. 밥 먹어야죠. 풍랑주의보가 내려서 배가 없으면 5일이고 일주일이고 먹고 있다 오죠. 그럼 경비가 엄청나죠." 의료를 비롯한 여러 열악한 환경으로 추자 인구는 20년 전보다 반 토막 나 소멸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제주 외곽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전체 인구의 4명 가운데 1명이 65살 어르신인 제주시 한경면은 그만큼 의료 수요도 많습니다. 동네 의원이 일부 운영되고 있지만 응급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땐 1시간 거리의 시내까지 가야 합니다. <이순정 / 한경면 고산리> "아들이 안 데려가면 (병원) 못 가. 이제 나이가 많아서." <김정옥 / 한경면 산양리> "산양서 버스 타고 와서 내려. 다시 한림 가는 버스 타야 한림지역 병원에 가는 거." 이곳에서 5년을 근무한 의사 김준곤씨가 바라본 모습은 참담합니다. <김준곤 / 고산의원 원장> "밭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든지, 자다가 의식 문제 때문에 응급차를 불렀다든지, 그런 경우 가까우면 조금 더 소생할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죠. 5분 10분은 크니까요." 의료계에선 권역별 응급센터 확충과 닥터헬기 도입 등으로 응급 치료의 신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조현민 /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소방 헬기는 다른 목적으로도 많이 쓰일 수 있죠. 오로지 응급이나 외상 환자만을 위한 닥터헬기가 항상 준비돼 있고, 출동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출동할 수 있는 게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편에선 공공과 민간, 정부와 지자체 등 제각각인 의료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의료 안전망 확충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양연준 /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 "(골든타임을) 놓치는 국민들이 없도록 공공 영역에서 국민 전체에 대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의 논리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의료 불평등. <변미루 기자> "똑같이 아파도 사는 곳에 따라 누군가는 마땅한 치료를 받고, 누군가는 생명까지 위협받는 현실. 공공의료에서 소외된 이들의 박탈감과 상처는 또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카메라포커습니다."
  • 2021.02.24(수)  |  변미루
KCTV News7
04:31
  • [카메라포커스] 목숨 건 낚시…여전한 안전불감증
  • 요즘 인기 많은 취미 중 하나가 바로 낚시입니다.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월척에 욕심을 낸 나머지안전에는 뒷전인 낚시객들이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바위 사이에 로프를 연결해 한 남성을 구조합니다. 갯바위에 고립돼 있던 낚시객입니다. 지난 15일 갑자기 차오른 바닷물로 위험에 처했던 낚시객이 가까스로 구조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 이어 이달만 벌써 두번째 안전사곱니다. 제주도내 낚시객 안전실태가 어떤지 도내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파도가 치는 갯바위에 낚시꾼들이 줄지어있습니다. 철썩철썩 파도가 치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잔잔하게 치던 파도가 순식간에 사람 키만큼 높아지며 아찔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낚시객> "이렇게 오다가 갑자기 여기까지 올라오는 파도가 있다니까요. 어제도 그래서 한 10만 원 날아갔어요. 이 가방 싹 (파도에) 휩쓸려서…." <낚시객> "욕심나면 저런 데 들어가서 하는데 위험하잖아요. 그러니까 안 들어가야죠 저런 데는." 낚시대가 물 속으로 떨어지자 비틀비틀 바위 아래로 내려가 집어오는 낚시객. 바다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안전사고도 낚시 초보자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낚시객> "여기는 갯바위고 수심도 얕고 그러니까 파도도 별로 심하지 않으니까…." <낚시객> "저는 이 동네 사람이라 알죠. 파도가 너울 파도가 있어서 (언제 위험한지)" <낚시객> "파도도 알고 밀물·썰물도 알고 와야 하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우리가 옆에서 봐도 불안한 사람이 많아요. 불편하니까 (낚시객들이 구명조끼는) 잘 안 입고 그래요." 까마득한 낭떠러지 아래에서 홀로 낚시를 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안전장비 하나 없이 20m 높이의 절벽같은 바위를 타고 내려간 겁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낚시행위입니다. 실족 위험이 높은 테트라포드도 낚시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입니다. 경사지고 위험한 곳이지만, 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을 찾다보니 정작 안전은 뒷전입니다. <테트라포드 낚시객> "제일 안전한 데가 여기예요. 땅이 봐요. 울퉁불퉁해서 절대 안 미끄러지지…." <테트라포드 낚시객> "물살이 세서 그런가 참돔도 올라오고 저도 광어 한 마리 잡았지만 꽁치도 올라오고 많이 올라와요. 자리 없어요 여기. 낚시꾼들 그거 생각 안 하죠. 고기 잘 잡히는데 가는 거죠." 지난 3년동안 도내 갯바위나 방파제 등에서 사고를 당한 낚시객은 103명. 이 가운데 12명이 숨졌습니다. 갯바위 고립 사고가 45%로 가장 많았고 익수사고 38%, 추락 사고가 16%로 뒤를 이었습니다. 좀처럼 끊이지 않는 낚시객 안전 사고에 정부가 지난해 항만 내 위험 구역에 출입을 통제하도록 항만법까지 개정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제주도에서 아직 출입 금지 구역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사고 위험이 높은 테트라포드에 들어가면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곳도 있는데 제주도는 앞으로의 상황을 보며 관련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경남 / 제주도 제주항만관리팀장> "항만법 개정이 되었다고 바로 통제를 시행하기는 곤란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항만법 개정의 시행 목적이 항만 내 낚시 이용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타시도 방파제 낚시금지구역 지정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안전사고 우려가 높은 곳에 한해서…." 해경은 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구명조끼 착용과 위험 구역 출입 자제 등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상협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바다 날씨 그리고 물때 항상 확인하시고 구명조끼 꼭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2명 이상 같이 조업해서 유사시 대비할 수 있도록…." 낚시객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한 안전불감증에 오늘도 위험천만한 낚시 행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21.02.16(화)  |  김수연
KCTV News7
04:37
  • [카메라포커스] 쌓이는 해양쓰레기…처리는?
  • <문수희 기자> "제주는 전국에서 해양쓰레기가 많이 발생하기로 손꼽히는 곳 입니다. 그만큼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수거는 하고 있는데, 그 이후엔 어떻게 처리될까요? 이번주 카메라 포커스에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구좌읍 동복리 해안가 입니다. 주말사이 밀려온 쓰레기가 해안가를 덮쳤습니다. 경찰들은 한주의 업무 시작을 쓰레기 수거로 시작합니다. <허성범 / 제주해안경비대 3경비대제대장> "한 번 씩 나오는데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됩니다. 오전까지 (수거를) 못할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해도 못할 것 같습니다." 갯바위 틈사이사이 껴있는 각종 쓰레기들. 폐그물과 페트병 등이 잔뜩 엉켜 있어 경찰들도 끙끙 대며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문수희 기자> "주기적인 수거 작업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양쓰레기가 밀려 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막대한 양의 괭생이 모자반 까지 유입되면서 그야말로 초비상입니다. 해수욕장에는 아침부터 중장비를 동원돼 수거된 모자반이 한가득입니다. <김창섭 /제주시 구좌읍사무소 주무관> "최근에는 모자반이 너무 많이 밀려와서 인력난에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올해 1월달에만 685톤을 수거해서..." 해마다 수거되는 해양쓰레기 양은 1만 톤 이상. 이렇게 수거된 쓰레기는 모두 어디로 갈까? 마치 거대한 산처럼 보이는 집하장.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1차적으로 읍면동별로 설치된 중간집하장에 임시로 야적하고 있습니다. 해양쓰레기는 다른 생활쓰레기와 달리 매립장 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람키 두배 높이로 높게 쌓인 쓰레기 더미 위로 오늘 수거된 쓰레기가 또 쌓입니다.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반> "(쌓을) 장소가 좁아서 임시로 (쌓고 있습니다.) 거기(처리업체)서도 처리하는 데 뭔가 문제가 있으니까 늦어지겠죠." 집하장에 방치되고 있는 해양쓰레기. 쓰레기를 치우는 속도가 쌓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날마다 넘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양쓰레기는 수분이 많고 유기물도 섞여 있어 오랜시간 방치할 경우 환경 오염의 우려가 더 큽니다. <문수희 기자> "당초 붉은 색이던 쓰레기 마대가 이렇게 회색빛으로 변했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곳에 방치됐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처리 과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염분과 수분 함량이 높아 전처리 과정 없이는 재활용이나 소각이 불가능한 해양쓰레기. 과정이 까다롭다보니 처리 비용은 일반 쓰레기보다 몇배나 비싼데 재활용률은 크게 떨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제주지역엔 해양쓰레기 처리 시설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쓰레기를 수거한 이후 민간 처리업체에 위탁하고 나면 처리까지 관리 감독할 도리가 없습니다. 처리 위탁 업체에서는 전체 해양쓰레기 가운데 90% 가까이를 도외로 반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역시 최근 쓰레기 처리 시설에 한계를 보이면서 제주 지역 해양쓰레기 반입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깁니다. <김수철 / 00해양쓰레기 처리 위탁 업체> "조만간 아마 제주에서 나가는 (해양쓰레기 반입이) 중단될 거라 봅니다. 타지역에서도 자기네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만 처리하려고 하지 남의 지역에서 발생한 것 까지 안하려고 하죠. (만약에 거기서 중단하면 제주도는 어떻게 돼요? ) 난리가 나죠." 제주도에서는 지난 몇년 동안 해양쓰레기 처리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두 계획에 그쳤습니다. 최근에는 서귀포 색달 매립장에 해양쓰레기 일부라도 소각할 수 있는 방안을 용역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최근 5년 동안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에 쏟아 부은 혈세는 200억 원이 훌쩍 넘습니다. <문수희 기자> "해양쓰레기는 해마다 반복되는 제주지역의 묵은 현안 중 하납니다.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언젠가 닥칠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21.02.09(화)  |  문수희
KCTV News7
04:31
  • [카메라포커스] 설이 다가오는데…체불임금 162억
  • <김경임 기자> "일을 하고도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제주 지역에서도 임금을 제때,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은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임금 체불 문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도로 한 쪽에 짓다만 주택 단지가 눈에 띕니다. 형태만 겨우 갖춘 10여 개의 건물 주변에 각종 공사 자재들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임시 사무실로 사용되던 컨테이너도 굳게 잠겨 있습니다. 건물 주변으로 잡초가 무성히 자라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김경임 기자> "대금 지불 등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멈췄는데요. 1년이 넘게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앞. 드림타워 공사비를 받지 못한 업체들의 시위가 한창입니다. "지불하라! 지불하라! 지불하라!" 준공허가 이후 주기로 한 대금이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으면서 업체들은 직원들의 임금도 주지 못한 채 빚만 잔뜩 떠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백종오 / 제주드림타워 협력업체 비상협의체 위원장> "지금 돈도 못 받고. 우리 회사 같은 경우도 약 80억 정도가 (공사 대금이) 밀려있는데 . 근로자 임금도 못 주고, 이제 내일 모레 구정인데도 이러고 있고." 이처럼 임금을 받지 못해 결국 노동청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한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이용우씨.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두 차례 공사를 진행했지만 약속된 돈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용우 / 공사 현장 반장> "1천 2백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1천 2백이 조금 넘고. 요즘 어려운 건 다 아는데 이게 약속 날짜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어기게 되니까. 저희도 생활을 해야 되는 입장들이고." 함께 일을 하던 근로자들도 한숨만 나옵니다. <박상렬 / 건설업 종사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그런 처지인데. 일한 만큼이라도 돈이 나와야 생활이라도 할 건데 그 마저도 안 되니까. 사람 스트레스만 쌓이고 일 맡긴 사람만 원망스럽고." 1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남편과 인도에서 제주로 온 비비타 씨. 남편과 함께 제주시내 한 공장에서 6개월 동안 일했지만 최근 두 달 치 월급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부부가 받지 못한 임금은 7백만 원 정도. 몇 달 째 집세도 내지 못한 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일을 구하기도 어려워 막막하기만 합니다. <비비타 / 공장 임금 체불자 (인도인)> "나, 남편 두 명 마스크 컴퍼니 일했어요. 돈 없어요. (돈 안 줬어요?) 네. (얼마나 안 줬어요? 몇 달?) 2 month (2 개월)." 대학생이 되자마자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 모양. 용돈을 벌기 위해 주말도 없이 일했지만 3백만 원이 넘는 급여를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아르바이트생> "힘들어요 그냥. 돈을 달라고 해도 돈을 주지 않고. 사장님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식으로만…." 지난해 제주 지역의 체불임금은 모두 162억 원. 3천 명이 넘는 근로자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이 가운데 40퍼센트 정도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체불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미미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또 사법 처리가 진행돼 체불 상황이 인정되더라도 임금 지불에 대한 강제성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임금을 받으려면 긴 시간 소송을 거쳐야 해 근로자들은 어쩔 수 없이 더 적은 금액에 합의를 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임금체불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말합니다. 근로자 역시 근로 계약서 작성 등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사업주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혜선 / 노무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법부터 임금을 어떻게 계산하고 지급해 줘야 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교육이나 시스템들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위반 사항이 발생을 했을 때, 임금 체불이 발생했을 때 법에서 정해진 기준에 의한 처벌이 강력하게 이뤄지는 것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김경임 기자> "좀처럼 줄지 않는 임금체불.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해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스입니다."
  • 2021.02.03(수)  |  김경임
KCTV News7
05:19
  • [카메라포커스] 꽃 버리고 농사 포기…화훼업계 '칼바람'
  • <변미루 기자> "해마다 이맘때면 졸업식이나 입학식 때 꽃을 주고받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보기 어려운 모습이 됐는데요. 화훼업계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장을 둘러보겠습니다." 30년 넘게 꽃 농사를 짓고 있는 강경심씨. 색이 곱고 선명한 거베라 꽃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창 수확철을 맞았지만 기쁨보단 서글픈 마음이 앞섭니다. 코로나19로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고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꽃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10송이에 7천 원을 웃돌던 가격이 최근 2천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강경심 / 화훼농가> "난방을 때니까 기름 값이 너무 아깝잖아요. 지금까지는 어찌어찌해서 가격 싸게라도 나갔는데, 보내지 말라고 하니까 이제 버려야지." 일 년을 버텨왔지만, 결국 올해는 꽃 농사를 포기하고 밭의 절반을 갈아엎기도 했습니다. <변미루 기자>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꽃이 만개해 있던 곳인데요. 지금은 모두 갈아엎어서 이렇게 휑한 모습입니다." 자식처럼 백합을 키워온 이일석씨 부부. 일본 직항 노선이 끊기고 현지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부터 수출 물량이 급감했습니다. 직원들을 다 내보내 인건비를 줄여 봐도 종자 값과 물류비, 난방비 부담에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일석 / 화훼농가> "1월 대비해서 꽃을 심었는데 올해도 졸업을 못 하게 되니까 적자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심어놓은 거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선 하나 둘 백합을 포기하고 다른 작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변미루 기자> "여기는 원래 백합이 가득했던 온실인데요. 지금은 이렇게 어린 감귤나무를 대신 심어놨습니다." <박경근 / 신촌화훼영농조합법인 대표> "먹고 살기 힘드니까 엎었죠. 돈이 안 되니까 백합이. 생산비가 안 나오니까." 올해 꽃 수출시장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이대호 / 화훼 수출업체> "(백합의) 98%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코로나19가 더 심합니다. 주 성수기가 3월인데 그때도 불투명합니다.” 지난해 가을 심은 마지막 국화를 포장하고 있는 양진석씨. 평소 3천 원을 웃돌던 소국 한 묶음은 1천 5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올해는 이모작을 포기하고 옥수수를 심기로 했습니다. 국화를 트럭에 싣고 착잡한 마음을 달래며 집하장에 향합니다. <양진석 / 화훼농가> "어쨌든 팔리기야 팔리겠지 해서 (지난해) 국화를 심었습니다. 꽃 농사가 40년이 넘어가는데 올해 같은 해는 처음인 것 같아요." 꽃집도 망연자실한 분위깁니다. 장미부터 안개꽃까지 대부분이 다른 지역에서 항공기로 들여오고 있지만, 팔리지 않아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정숙 / 꽃집 운영> "금방 안 빠지면 꽃이 금방 지니까 그래서 지금 폐기하려고 내놨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한편에선 착한 소비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꽃 소비를 생활화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자는 취집니다. <양행석 / 제주시 농정과장> "사무실 분위기도 한결 밝아지고 직원들이 십시일반이지만 조그마한 정성으로 꽃 사주기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그 혜택이 화훼농가에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보람을 가집니다.” 농민들은 소비 활성화와 함께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화훼농가는 소상공인과 달리 정부나 제주도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창원시와 김해시 등 일부 지자체는 정부 지원 밖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자체 예산으로 화훼농가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박경근 / 신촌화훼영농조합법인 대표> "저희는 기존에 있던 보조금도 다 없어졌어요. 지금 화훼산업이 거의 무너지다시피 했거든요.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지원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수 백일의 시간 동안 누군가의 땀과 노력으로 피어나는 꽃 한 송이. <변미루 기자> "오늘도 어딘가에선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꽃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끝 모를 전염병에 상처 입은 농민들의 마음. 언제쯤이면 다시 활짝 피어날 수 있을까요? 카메라포커습니다."
  • 2021.01.27(수)  |  변미루
KCTV News7
04:19
  • [카메라포커스] 올바른 분리배출 절실
  • <김수연 기자> 코로나19로 포장과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당분간 일회용품 사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제대로 버리지 않아 재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문젭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생활쓰레기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이른 오전부터 쓰레기가 가득찬 클린하우스에서 수거 작업이 이뤄집니다. 최근 크게 늘어난 건 일회용품, 음식을 담는 포장용기들이 특히 눈에 띕니다. <김수연 기자> "수거함 안을 자세히 들어다보니까요. 음식이 그대로 담겨진 용기부터 이렇게 제대로 씻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가 있습니다." <김정연 / 제주시 연동> "아이들이 있으면 아무래도 시켜 먹는 것이 있으니까…배달음식, 일회용품 많이 늘었죠." <김성남 / 재활용도움센터 반장> "코로나 때문에 혼밥 하다 보니까 쓰레기가 갑자기 좀 많이 나와요." 한번 배달을 시키면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용기는 기본 5-6개. 음식 종류가 많아지면 수십개를 훌쩍 넘기도 합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에 업체측에서도 부담이 있지만 요즘에는 포장과 배달 없이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다현 / 음식점 운영> "홀 손님이 거의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라서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계속 음식을 그쪽으로 맞게 구성을…." 카페 역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완화되면서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생활환경과 근로자> "분리수거를 하다 보니까 재활용이 많이 늘고 예를 들어 일도2동이나 노형이나 연동 같은 데가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고…." 하루 평균 제주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는 1천173톤.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쓰레기 발생량은 전년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재활용 쓰레기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하루 처리되는 재활용쓰레기는 781톤으로 2019년도보다 3.5% 증가한 수칩니다.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 등으로 재활용 비율이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한 탓이 더 큽니다. 이에 따라 재활용쓰레기 선별장도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선별장 입구에는 클린하우스에서 수거해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섞여 들어오는 게 많기 때문에 수작업을 거쳐야 선별기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음식물이 묻은 비닐이나 전깃줄 등을 하나하나 손으로 골라내야 합니다. 악취가 진동하는 곳에서 오랜시간 작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배달용기인 폴리프로필렌 종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는데, 음식물이 그대로 담겨 있거나 제대로 닦여있지 않아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진범 / 제주시 리사이클링센터 주무관> "배달음식을 먹고 나면 세척을 해주면 좋은데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면 저희가 자동선별기로 선별하는 과정에서 선별이 잘 안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깃줄이나 그런 것들을 많이 버리는데 그런 것들도 저희한테는 선별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선별되는 플라스틱은 6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재활용 처리를 할 수 없어 소각장으로 갑니다. 이렇게 분류된 재활용 쓰레기는 중간처리업체를 거치게 되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재활용되는 양은 더 줄어듭니다.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품 선별률을 더욱 높여야 하는 이윱니다. 여기에 최근 재활용 시장 침체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 위축으로 재활용품 수요가 줄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수거율이 줄어들고 관련 업체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언제 또 재활용쓰레기 대란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대책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김수연 기자> "코로나19로 다시 급증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도민 모두의 동참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21.01.19(화)  |  김수연
KCTV News7
04:35
  • [카메라포커스] 한파·폭설로 농작물 피해 막심…농민 '한숨'
  • <김경임 기자> "북극발 한파로 강추위와 눈 날씨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감귤 밭입니다. 아직 수확하지 않은 귤이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고 그 위로 눈이 잔뜩 쌓였습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는 힘없이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김경임 기자> "가격이 좋지 않아 수확을 미루던 감귤농가는 갑작스런 한파와 폭설에 그대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감귤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상인과 포전거래를 한 밭인데, 가격이 오를 때까지 수확을 미루는 사이 한파가 덮친 겁니다. 곳곳에서 얼었다 녹으면서 껍질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감귤들도 눈에 띕니다. 나무에 달려 얼어가는 감귤을 보며 밭 주인은 애가 탑니다. <현민철 / 노지감귤 재배농가> "일단 과일들이 나무에 영양분을 다 흡수하게 되거든요. (과일들이 나무에 오래 남아서) 흡수하다보니까 나무의 영양분들은 내년에 다시 과일들을 생산해야 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하고." 한라봉 표면에 살얼음이 꼈습니다. 급한대로 눈보라를 맞아가며 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냈지만 껍질이 두꺼워 피해 정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불안하기만 합니다. <김재성 / 노지한라봉 재배농가> "일부러 (눈을) 털었어요. 이게 안 털면 다 냉이 오거든요. 냉이라고 해서 열매를 먹을 수가 없어요. 지금 노지라서 우리가 일부러 다 (눈을) 털었거든요. 힘들어도 농민이 해야 하는 게 저희 자식같은 건데." 지난 달부터 본격적인 수확 시기를 맞은 월동무 밭은 온통 눈으로 뒤덮혔습니다. 꽁꽁 언 무를 잘라보니 단면에는 얼었다 녹는 과정이 반복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무가 푸석푸석하거나 물러지며 상품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무는 크기가 클 수록 땅 위로 올라오는 부분이 많다보니 상품성이 좋고 수확을 앞둔 작물일수록 피해가 큽니다. 몇 년 전, 폭설로 애써 키운 무를 모두 폐기한 적이 있어 농가는 걱정이 더욱 앞섭니다. <김상철 / 월동무 재배농가> "속상하죠. 지금 하루 이틀 추운 게 아니고 워낙 며칠동안 강력하게 춥다보니까 무가 보시다시피 땡땡 얼었어요. 이게 풀리면서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진짜 심각합니다." 한파의 기운은 서부 지역도 덮쳤습니다. 중산간 지역에 심어놓은 양배추들이 눈밭에서 간신히 이파리만 내놓았습니다. 양배추 단면을 살펴보니 줄기를 따라 누렇게 변하며 얼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임 기자> "제주의 대표 월동 작물 가운데 하나인 양배추도 보시는 것처럼 눈에 파묻히면서 줄기 곳곳이 얼고 있습니다." 양배추를 비롯해 콜라비, 브로콜리 등도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 모두 꽁꽁 얼었습니다. 추위가 길어지자 아직 덜 자란 작물을 부랴부랴 수확하기도 합니다. <김현찬 / 월동채소 재배농가> "걱정되긴 걱정 많이 되죠. 농작물은 추위에 약하니까. 이게 지금 올해는 특히나 많이 추워가지고. 농작물들이 피해가 많잖아요." 제주도는 이번 한파로 월동채소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이 냉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태풍으로 파종 시기가 늦어지고 유례없는 가뭄으로 생육까지 더뎌 출하 초기부터 가격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번 한파 피해까지 겹치며 이중, 삼중고를 겪게 된 것입니다. <송상철 / 제주농업기술원 근교농업팀장> "(한파로) 농작물의 세포가 얼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생육이 저하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영향이 있습니다. 7~10일 정도의 회복되는 상황을 지켜보시면서 조기 수확을 해서 상품성이 좋은 것만 선별 출하를 한다든지 아니면 수세 회복을 위한 영양제 살포…." <김경임 기자> "이례적인 한파가 불어닥친 제주. 점차 기온이 올라가면서 농작물의 피해가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21.01.13(수)  |  김경임
KCTV News7
05:19
  • [카메라포커스] 희망으로 기다리는 '우리의 일상'
  • <문수희 기자>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 쇼크 속에서도 모두가 저마다의 다짐을 하고 새해 첫주를 보내고 계실텐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만나 보겠습니다." 하루 스물네시간 정신없이 돌아가는 코로나 격리병동. 오늘도 어김없이 음압병동 간호사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네다섯명으로 구성된 간호사 한팀이 돌보는 코로나19 환자는 10명 이상. 환자 건강 상태 확인부터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로해주는 것 까지 모두 간호사의 몫입니다. <간호사> "말씀하세요. 알람 울려서...알람 울려요 아버님? 저 들어갈게요. 조금만 계세요." 벌써 일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와의 사투. 간호사들은 휴가도 반납하고 환자 돌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사회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기댈 곳은 의료진 뿐 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힘든 순간도 내가 아닌 환자들의 상태가 안 좋아졌을 때 입니다. <김희열 / 음압병동 간호사> "환자가 안 좋아지면 그만큼 예민하니까 코로나 환자만이 아니라도 그렇긴 한데, 지금이 안 좋은 환자들이 가장 많으니까. 좀 예민하죠." 올해는 도민 모두 건강을 되찾길 바래봅니다. <이희숙 / 음압병동 간호사> "환자들이 유일하게 저희한테 의지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사명감을 갖고 화이팅해서 환자랑 같이 노력하고 모든 분야에서 다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감히 힘들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고요. 빨리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원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경기에 힘들 시간을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들. 척박한 환경이지만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끊임 없이 찾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전성환 씨. 사진 수요 역시 뚝 떨어지면서 매출이 급하락하자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사진관 한켠을 내서 스튜디오 카페를 시작했습니다. 카페 벽면은 손님들의 미소가 담긴 사진이 가득합니다. <전성환 / 스튜디오 카페 운영> "카페도 하고 있지만 지금 브런체 메뉴도 개발 중에 있어요. 카페만 운영하면 지금 시기에 힘드니까 하나라도 더 준비해서 해보려고 노력 중 입니다." 지난달 사우나 발 감염확산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제주동문시장. 예전과 같은 활기는 없지만 상인들은 조금씩 제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방역은 전보다 더 철저합니다. 상인들은 손님 한명한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변종렬 / 시장 상인> "(코로나가) 얼른 가고 사람들이 활동도 많이 하고 너도나도 형제, 남매, 친구같이 같이 대화도 하고" <소상숙 / 시장 상인> "희망이 있을 거라고 보고...올해는 괜찮겠지..." 지난 1년은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암흑이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쉬어가며 남이 아닌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면을 하지 않고도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가는 문화 예술인들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문효진 씨는 그 중 한 명 입니다. 요즘엔 우도의 매력에 빠졌는데 새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에 섬을 찾은 손님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음악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직접 현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할 수는 없어도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유튜브 채널로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음악가로서 한단계 성장하는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하고 싶은 음악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 입니다. <문효진 / 피아니스트> "코로나가 가장 어려운 이유는 만남이잖아요. 작업은 계속 이어서 하되 만남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바꿨어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이탈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에 기록을 해주면 저는 그 이야기로 음악을 만든다던가..." 코로나 패닉과 함께 몸과 마음 모두 지쳤던 지난 한해. 아직 끝나지 않은 길고 긴 싸움이지만 언젠간 평범했던 일상이 되돌아 올 것을 믿고 도민들은 자신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내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21.01.06(수)  |  문수희
KCTV News7
02:56
  • 카메라포커스 2020년 기록
  • 찬바람 부는 시장에서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로 시작했던 올해의 카메라포커스. 유난히 길었던 한해를 지나 그 끝에서 지난 기록을 돌아봅니다. 저희 카메라포커스 취재팀은 묵혀있던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기 위해 그동안 쉬지 않고 제주 곳곳을 뛰어다녔습니다. KCTV 취재를 통해 건설 과정에서 건축법을 위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법을 위반한 부실시공으로 혈세를 낭비해도 관급공사라는 이유로 처벌조차 할 수 없는 부당한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회 현안을 다룰 때면 저희 취재팀은 가장 먼저,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여성을 노린 흉악범죄가 잇따르며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던 지난 여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여러 안심길들이 허술한 관리 속에서 흐지부지 사라지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깜깜하죠. 여기가 그렇게 우범지역이야. (우범지역이예요?) 어쨌든 공원에서도 사람들 보면 무서워서 못 다녀." 때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늘도 벌어지고 있는 아찔한 순간들을, 때로는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관광객들의 이기적인 행태를, 그리고 우리의 이웃이기도 한 누군가의 처절한 노동과 열악한 환경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지역 방송으로서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주목했던 것은 바로 제주의 가치였습니다. 제주의 보물인 오름이 너무 많은 탐방객들에 둘러싸여 상처입고 파괴되는 모습들. <변미루 기자> "오름 경사면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습니다." 해녀의 물질도구인 테왁을 만드는 장인들이 얼마 남지 않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맥을 이어가는 분들이 2명 정도밖에 없습니다. 이분들이 고령화돼서 85~86세여서 이분들이 돌아가시면 맥이 끊길 우려가 있고…." 취재팀의 노력은 더 좋은 사회가 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과 만나 세상을 조금씩 바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두드려도 여전히 응답이 없는 높은 벽들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새삼 되뇌게 합니다. 내일도 저희 취재팀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가장 낮고 평범한 이웃들 속으로 들어가 살아있는 뉴스를 전하겠습니다.
  • 2020.12.30(수)  |  변미루
KCTV News7
04:55
  • [카메라포커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일부는 '불감증'
  • 제주에서도 종교시설과 사우나 등 우려했던 곳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결국 도내 많은 업체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 이상으로 조정했는데요. 대부분 업체들이 잘 협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빈틈은 많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겨울이면 대목을 맞는 목욕탕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발한실과 매점 운영 중단 등 거리두기 수칙이 강화되자 영업을 중단한겁니다. 목욕탕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자 이처럼 시내 목욕탕 대부분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목욕탕 관계자> "다 어렵지만 따라야죠. 어떡해요. 저희 나름대로 명부 작성도 다 하고 지침 나온 대로 다 따르고 있었는데…." 음식점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을 비우고 단축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김희주 / 음식점 운영> "저희 24시간 원래 영업하는 집인데 지금 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거든요. 테이블이 방은 아예 안 쓰고 있고 홀도 거의 안 쓰고 있죠 요즘에는…." 저녁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밤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에 놓였습니다. <김수연 기자> "저녁 9시가 지나면서 이곳 누웨모루거리 상가 불도 하나둘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텅텅 비어있고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들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거리 상황이 어떤지 좀 더 자세히 둘러보겠습니다. " 저녁 8시 반이 지나자 대부분의 가게가 매장 정리를 시작합니다. 저녁 배달을 하는 일부 업체에만 불이 켜져있고 나머지는 간판불이 모두 꺼져 거리가 깜깜합니다. <정묘순 / 음식점 운영> "오후 5시에 문 여는데 9시면 3~4시간도 안 되잖아요. 진짜 저녁 장사하는 데는 너무 억울한 건 맞죠." 9시 이후 배달이나 포장 판매가 가능하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준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병철 / 음식점 운영> "새로운 업체들이 포장을 하다 보니까 너무 많다 보니까 그걸 기대할 수도 없고 저희 아는 업체 다른 동종 업계에 있는 사람이 (배달을) 했는데 하루에 2~3건 나가니까 용기 값도 안 나오는 거예요." 이렇게 대부분의 업소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희생을 감내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불감증이 여전합니다. 수십명의 손님이 북적거리는 한 식당은 거리두기와 칸막이도 전혀 없이 영업이 이뤄집니다. 비좁은 자리에 모르는 손님끼리 합석을 해도 전혀 제재하지도 않습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한 카페도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구색맞추기용 거리두기 좌석이 하나 있긴 하지만 2m는 커녕 1m거리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습니다. 헬스장에서도 거리두기 간격이 1m가 채 되지 않습니다. 저녁 9시 이후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노래방에서는 손님들이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노래방 관계자> "(손님이) 없죠. 없는데 푼돈이라도 벌어야 하니까…. 가게에서 월세가 나가니까요. 9시 1분 되면 종료하는데 지금은 친구들이라서…." 최근 제주시내 한 라이브카페에서 집단 확진이 터지면서 동종업체들도 비상입니다. <현장 단속 공무원> "이용자 마스크, 여기 라이브카페다 보니까 공연자 이외에도 이용자 전부 마스크를 착용해 주셔야 되거든요." 열체크와 출입자 명부 작성, 9시 이후 영업 종료 등 대부분의 방역 수칙은 잘 지키고 있지만, 공연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마스크를 쓰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 속에 이같은 방역의 사각지대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큰 손해를 입어가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많은 업주들은 답답한 마음입니다. <음식점 운영자> "그럼 안되죠. 다 같이 좀 힘을 합쳐서 서로서로 규칙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빨리 어떻게 병이 빨리 좀 종식됐으면 좋겠는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정착되고 잘 지켜져야만 모두 함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 다시 한 번 되새겨야겠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20.12.23(수)  |  김수연
위로가기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