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또 다른 차별, '장애 등급'
이경주 기자 | idea_kj@kctvjeju.com
| 2017.04.20 09:41
<오프닝 : 이경주>
"만약 정부가 시청자 여러분에게 등급을 정한다면 어떨까요?
1급, 2급, 3급...
이렇게 등급이 정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인데요.
개인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데
오히려 이 등급 때문에 소외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뇌병변을 앓고 있는 정철현씨.
남들보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합니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700여m.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지만
철현씨에게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가파른 경사와 울퉁불퉁한 인도까지,
출근길은 장애물의 연속입니다.
<인터뷰 : 정철현/서귀포시 동홍동>
"인도가 꺼지고 경사진 부분이 있어서
비오고 겨울에 미끄러지면 위험하거든요.
제가 버릇처럼 땅을 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숨이 차오르고,
버스 계단은 높은 산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없습니다.
<인터뷰 : 정철현>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이용이 안 되는 건가요?)
이용이 안 되죠. (가끔 급하게 필요할 때가 있을텐데...)
등급 때문에 안 되는 것으로 //
**수퍼체인지**
알고 있어요. 어디를 간다는 것은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버스가 데려다 주는 정도만..."
활동보조인이나 장애인 콜택시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있지만
장애인의 경우 1, 2급 중증장애인에게만 제공됩니다.
철현씨는 장애 3급.
때문에 도움이 필요해도, 급한 일이 생겨도
장애등급이라는 벽에 부딪혀 도움을 받으 수 없는 것입니다.
<인터뷰 : 정철현>
"등급제가 어떤 행정적인 일을 할 때는
수치상이나 행정 편의적인 부분이 있겠지만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등급제 때문에 정작 받아야 할//
**수퍼체인지**
서비스를 못 받는 사람들이 있어요."
자폐성 장애 1급인 준용씨의 일상은 엄마가 늘 함께합니다.
밥과 반찬은 숟가락에 함께 얹어 줘야 하고,
씻는 일 역시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 강봉신/고준용씨 어머니>
"정말 갈 곳이 없죠. 엄마가 데리고 있을 수밖에...
저 같은 경우는 준용이가 학교를 졸업하면서
저 아이는 내가 안고 가야 할 아이라고//
**수퍼체인지**
생각해서 큰마음 먹고 모든 것을 다 접고..."
어느새 엄마의 키를 훌쩍 넘긴 자랑스러운 아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앞날이 더 걱정입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지만
가족 외에 준용 씨를 돌봐줄 곳도,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인 대다수가 중증장애인이지만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장애 등급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활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 강봉신/준용군 어머니>
"우리 자폐성 장애 아이들이 혼자 지낼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항상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수퍼체인지**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은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은데..."
장애인 등급제는
의학적 기준으로 장애 등급을 정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즉, 장애 유형에 따라 1급에서 6급으로 나누고
등급별로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재훈/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서비스지원팀장>
"단순한 의학적 기준으로 등급이 정해지고 그것으로
사회복지제도라고 말하는 활동보조서비스나
바우처를 이용할 때도 조건에 맞는 사람만 가능하고//
**수퍼체인지**
그 외 장애 3, 4급인 사람들은 전혀 받지 못하는 거죠."
현재 의학적 기준으로 장애인 등급을 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정부가 장애인 등급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사의 판단 외에 장애인의 사회적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 강석봉/제주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
"정부에서는 중증, 경증으로 나누겠다는 것인데
사실 중증 경증으로 나누더라도 급수와 같은 형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장애 특성, 유형에//
**수퍼체인지**
맞게 제도적, 정책적 변화를 주지 않으면
현재 상황에서는 많은 장애인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장애가 장애가 되어버린,
그 안에서 또 다른 차별을 받는 사람들.
손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을,
발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발이 돼주기 위해서는
이들을 단순히 배려, 도움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함께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인터뷰 : 정철현>
"현실 속에 장애인도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어떤 정책을 만들 때도 같이 살아가는 사회라면
그 사람들의 이익도 분명히 같이 생각돼야 한다고//
**수퍼체인지**
생각해요.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 : 강봉신/고준용氏 어머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소리를 지르는 아이가 있더라도
저런 특성이 있는 것이구나... 곱게 봐줬으면 해요.
그래서 같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카메라 포커스입니다.
이경주 기자
idea_kj@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