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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정훈기자>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며 올해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한 더럭초등학굡니다.
그동안 도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 다뤘습니다."
전교생이 70여 명인 제주시의 한 초등학굡니다.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학생 개개인이 한가지 이상의 악기를 배웁니다.
다른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골프장도 운영중입니다.
학생 수가 적어 원하는 학생은 모두 수업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인터뷰 최좌운 / 송당초 5학년 ]
"학원도 안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치니까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시골의 목가적인 자연환경과 어느 지역에도 밀리지 않는 다양한 문화 예술교육에 매력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민선녀 / 송당초 학부모 ]
"학원이 없는것.. 저희가 교육상 바라는 것이 공부 중심이 아니라 자연과 벗하며 유년기를 보냈으면 하고 왔는데 그런 부분이 만족스럽죠. "
실제 다른 지역에서 전학 온 학생이 전교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사교육과 치열한 경쟁에 익숙했던 아이들은 이 곳에서 생활하며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서령 / 송당초 5학년 ]
"촌이라서 그런지 공기도 더 맑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이처럼 많은 가족이 고향을 떠나 제주의 시골 학교로 보금자리를
옮길 수 있던 건 마을 주민들이 지어준 임대주택이 한 몫했습니다.
한달 5만원이라는 저렴한 임대료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을 입주민으로 맞이했습니다.
[인터뷰 홍용기 / 송당리 이장 ]
"수익사업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분들이 오셔서 저희에게 협조해 주시면 저희들도 저렴하게 (빌려 드리고..)"
임대 주택 건립으로 작은 학교에 생기가 넘치면서
곳곳에서 공동주택 건립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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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애월과 구좌, 남원 등에 34세대가 지어진 것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금은 16군데 작은 학교 주변으로
148세대의 임대 주택이 지어져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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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분교와 선흘분교의 학생 수가 4년 만에 갑절 가까이 늘었고
동복 분교는 5배 가까이 학생이 증가하는 등
도내 작은 학교의 학급과 학생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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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영 / 납읍초 학부모]
"처음에는 2년정도 서울에서 계획하고 내려왔는데 첫째가 여기 입학해 지금 6학년인데 계속 연장한 것을 보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고요."
학생 수 감소로 분교로 강등되거나 주변 학교와 통폐합을 걱정하던
마을 주민들의 고민도 사라졌습니다.
특히 대기자를 받을 수 없을 만큼 제주의 작은 학교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커지자
마을 주민들은 생태 미술이나 농사 체험 등 마을 주민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선욱 / 한동초교 교감]
"공동주택이 지어지면서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변화는 도외에서 들어오신 분도 있어서 원래
한동지역 어린이들과 외지에서 들어온 어린이들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돼서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제주지역 마을 곳곳에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예상치 못한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입 인구 증가로 작은 학교에 활기는 되찾았지만 원주민과 융화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마을에서는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변경해
제주 출신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용기 송당리 이장 ]
"여기에 살다가 초등학교를 마치면 다 떠나버리는데 똑같은
(입주) 조건이면 송당 주민을 우선 받고 그 다음은 도민,
그래도 없으면 다른 지역에서 이주하는 분들을 받는 쪽으로
이야기가 많이 논의되고.."
또 공동주택 관리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동주택 시설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저렴한 임대료가 시설 정비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마을에선 부족한 재정을 메꾸기 위해 임대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입주민들과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광호 / 한동리 이장 ]
"외벽이 낡았다고 하면 5년이나 4년에 한번 작업을 해야될 것 아닙니까? 한번 하는데도 천만원 들어가는데 다른 부수적인 공사하면 몇 천만원 금방 들어갈 것 같아요."
또 마을별로 제각각인 공동주택 임대료도 불만 요소니다.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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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백만원이 안되는 파격적인 임대료를 유지하는 마을이 적지 않지만
최근에는 연세가 5백만원까지 오르며
5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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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동 주택에는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지금까지 50여억원의 세금이
지원돼 형평성 논란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저렴한 임대주택은 폐교 위기에 처한 제주의 시골 학교와 주민들에게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전국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학교를 통폐합 대상이 아닌 마을공동체 발전의 구심체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정책 방향 전환에 계기가 됐습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 공동 임대주택이
제주 공동체를 보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촉매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