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감동과 희망의 추념식
나종훈 기자  |  na@kctvjeju.com
|  2018.04.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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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4월 3일.
4.3 70주년 추념식.
올해 추념식은 예전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의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됐던 침울.어두움 보다는
화사한 봄날씨 처럼
희망의 기운이 추념식장을 감싸 않았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4.3 추념식.
카메라 포커스는
4.3 70주년 추념식 준비과정과
추념식이 남긴 그 여운을 전해드립니다.
4.3희생자 추념식을 하루 앞둔 지난 4월2일 오후.

4.3평화공원에 노랫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추념식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입니다.

<싱크>
"4마디 전에 신호를 주면 일어나서 '잠들지 않는 남도'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한 쪽에선 삐삐거리는 기계까지 동원하며
혹시나 있을 폭발물 점검에 나섭니다.

추념식 준비로 다소 어수선한 사이.

재일교포들은 아랑곳 않고
위패봉안소를 찾아
제주의 아픈 역사를 마음에 새깁니다.

<인터뷰 : 오광현 / 재일본 제주 4·3희생자유족회장>
"저는 재일동포 2세인데, 우리 재일동포 3세, 4세도 제주 4·3을 바르게 배워서 자자손손 계승해야 하기 때문에…."

추념식 당일 이른 아침.

각 출입구마다 보안 게이트가 설치됐습니다.

대통령 참석을 앞두고 보안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싱크 : 보안 요원>
"선생님 잠시만요. 여기 촬영하시면 안 돼요."

식장에 들어선 추모객들은
행방불명인 표석부터 찾으며
4.3에 희생된 가족들에게 안부인사를 묻습니다.

<싱크 : 김선식 / 4·3 행방불명인 유족>
"꿈에서나 볼까 어디 시체나 있을까. 그래서 1년에 한 번 여기 와서 하소연할 수밖에 없잖아."

잠시 뒤 대통령의 등장에
유족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넵니다.

추념식장에서도 환영의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대통령을 볼 수 있을까
한꺼번에 인파가 집중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 강영자 서승범 / 4·3희생자 유족>
"아주 잘 오셨다고 생각돼요. 이렇게 다 화합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다 이렇게 많이 신경 써주시고…."

추념식장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4.3 희생자와
차가운 이데올로기를 지낸 모든이를 위로했습니다.

4.3 유족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두가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오카리나 연주에 고운 마음을 담아
4.3 희생자들을 위로했고,

<싱크 : 김빈 권나윤 / 애월초등학교 5학년>
"4·3때 어떤 고통을 느꼈는지 알 것 같았어요."
/////

<싱크 : 전기범 / 애월초등학교 5학년>
"오카리나를 불면서 이걸로 할머니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세월동안 4.3 알리기에 힘써 왔던
김석범 소설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싱크 : 김석범 / 소설가>
"이 것은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이 아니야."

제주와 관계가 전혀없는 타지인들도
4.3 희생자 각명비를 찾아 어루만지며 기도를 올렸습니다.

<싱크 : 송해복 / 대전광역시 유성구>
"우리나라 역사를 사실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까 아 우리나라 국민이면 다 알아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 참 슬픈 역사다."

심지어 서울 광화문에서도
대규모 퍼포먼스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억울한 세월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4.3 희생자를 기렸습니다.

비슷한 시각.

평화기념관에는
4.3을 더 알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습니다.

교과서 속 단 몇 줄로만 설명돼 있던 제주 4.3.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은
제주 4.3의 아픈 기억들을 마주하며
잊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인터뷰 : 성수빈 최혜지 / 상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본 것은 조금밖에 안 나왔는데 여기서 4·3 사건을 알게 되니까 생각보다 큰 사건이었고, 희생된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냉전시대의 아픔을 알고 싶어
제주까지 홀로 여행을 왔다는 김선애 씨.

4.3이라는 진실을 마주한 순간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인터뷰 : 여은종 / 서울특별시 강북구>
"저도 이야기로만 4·3이라는 게 있다고만 들었었지 실제로 이렇게 진실들을 마주하고 나니까 조금 힘들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네요."

해원의 퐁낭에는
4.3을 기억하겠다는,
그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수 많은 사람들의 다짐이 걸립니다.

<브릿지>
"4.3평화기념관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마주한 진실을 가슴에 새기며
제주 4.3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주 4.3은
조금씩 많은 이들에게 기억돼 가고,

그저 슬펐던 역사적 사건이 아닌
우리에게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현재진행형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양윤경 / 4.3희생자유족회장>
"사실 그동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추념식이었잖아요. 전 국민들과 함께하는 4·3. 전국화 해가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됐다.
/////

유족들의 가슴에 쌓였던 70년의 한이 많이 녹아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클로징>
제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데올로기 속에 서로가 희생된
안타까운 비극인 4.3을
전국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작업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추념식은 끝났지만
이 끝나지 않는 작업들을 해나가야 하는 건
바로 우리들일 겁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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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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