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20일이 지나도록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경찰은 고유정이 재혼한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유지하려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추정만 내놓았을 뿐입니다.
<박기남 / 제주동부경찰서장(지난 11일)>
"전 남편이 없어져야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고유정은 전 남편의 성폭행에 대항하려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으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친 오른손을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하면서
정당방위 증거로 활용할 의도까지 내비치고 있습니다.
반면,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보름 전부터
살해 도구, 수법 등을 검색한 데 미뤄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고유정의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핵심적인 범행 동기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고유정과 재혼한 현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네 살 아들의 사망사고도 의문 투성이입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죽었다는 현 남편의 신고가 있었고,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당시만 하더라도
범죄 연관성은 적어 보였지만 상황이 급반전됐습니다.
전 남편에 대한 고유정의 잔혹한 범행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죽은 의붓아들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데 이어 현 남편이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한 정황이 있다는 취지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최근 청주에 있는 고유정 집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확보한 가운데 통화기록과 SNS 대화,
병원 처방 내용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유정의 죄를 입증할 증거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 혐의를 시인했지만
살인사건의 핵심 증거인 시신은
훼손된 상태로 유기돼 수습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량제봉투의 소각재에서
뼛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내
DNA 감식을 의뢰했지만
결국 동물뼈로 확인됐습니다.
또 김포에 있는 가족 명의 집에서 수거한 머리카락에서
의미있는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직접적인 살해 증거로써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경찰은 고유정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지만
공범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고유정의 범행 전후로
현 남편이 같은 시기에 제주에 있었는데도
경찰은 범행과 아무런 상관 없다며 연관성을 배척했습니다.
현 남편이 고유정을 살인죄로 고소하며 둘 사이가 틀어져
범행과는 관련이 적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검찰은 고유정과 주변 인물을,
청주 경찰은 특히 현 남편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 남편으로부터 피소당한 고유정이
심경 변화를 일으킬지 눈 여겨 볼 대목입니다.
두 번째 결혼생활을 지키려
전 남편을 살해했을 것이란 경찰 발표대로라면
고유정으로서는 현 남편에게 배신당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1일 긴급체포된 뒤
'남편을 불러주면 진술하겠다'고 말하면서
현 남편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던 만큼
고유정이 받을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이 같은 고유정의 심경을 파고들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내고
수습하지 못한 시신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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