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무늬만 주차장…단속은 헛바퀴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19.07.04 09:36
영상닫기

<변미루 기자>
“이렇게 건물에 속해 있는 주차장을 이른바 부설주차장이라고 합니다. 건물을 지을 때 규모에 따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건데요. 그렇다보니 제주도내 전체 주차면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습니다. 활용을 잘 되고 있을까요? 카메라포커스가 확인해보겠습니다.”

제주시내 상가밀집지역입니다.

테라스처럼 보이는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바닥에 주차선이 흐릿하게 남아있습니다.

건물 부설주차장을 영업용으로 불법 용도변경을 한 겁니다.
이유를 묻자 업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습니다.

<싱크 : 식당 주인>
"거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은 일 년에 두 달도 안 돼요. 더워서 못 앉고 추워서 못 앉아요. 그쪽에 창이 있어서 예쁘게 보이려고 한 거예요."

이번에는 식당 주차장에 온갖 자재가 쌓여있습니다.

주차장은 커다란 창고로 변했고,
차들은 주변에 불법주차 돼 있습니다.

<싱크 : 식당 주인>
"갖다 놓을 데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여기 놨어요. 금방 가져갈 거예요."

가뜩이나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는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 김권식 / 제주시 오라동>
"주차 용도로만 써야지 다른 용도로 쓰면 안 되죠."

<인터뷰 : 오연규 / 제주시 노형동>
"짜증나도 어떻게 해. 멀리 가서 세워놓고 일 보고."

<인터뷰 : 윤기준 / 관광객>
"렌트하고 와서 길도 잘 모르는데 차 세우려는데 그렇게 막아놔서
차를 못 대면 눈살 찌푸려지겠죠."

서귀포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심지어 지하주차장을 통째로 주방으로 만든 곳도 있습니다.

2층짜리 횟집 건물의 주차장에
커다란 수족관과 조리시설이 버젓이 설치돼 있습니다.

주택가 공동주택 주차장에도 폐지와 고물이 한가득 쌓여있고,
세입자들의 차는 도로로 밀려났습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 형식만 갖추고
실제로는 폐쇄한 주차장도 쉽게 눈에 띕니다.

가는 골목 곳곳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주차장들이 이렇게 방치돼 있습니다.

모두 주차장법 위반입니다.

올 들어서만
제주도내 전체 부설주차장의 30%인 8천 600여 곳이
단속에 적발됐습니다.

행정은 해마다 전수조사를 통해
처벌을 내리고 있다는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변미루 기자>
“일 년 전 단속됐던 현장을 다시 찾아와봤습니다.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 듯 옷가지들이 또다시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싱크 : 업소 관계자>
"(작년에도 제주시 단속에 걸렸던 걸로 알고 있는데?) 와도 경고 조치만 하고, 단속 있을 때는 잠깐 비웠다가 다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게 물건을 당장 밖으로 뺄 수도 없는 거니까."

처벌은 솜방망입니다.

단속에 걸리더라도 대부분이 현장 시정이나
원상회복 명령으로 끝납니다.

<싱크 : 단속 공무원>
"저희가 행정 명령서 보내드릴 거고요. 기한 내에 치워주시면 될 것 같아요."

<싱크 : 식당 주인>
"알겠어요. 우리 지금 다 됐어요. 갈 거예요."

실제 벌금이 부과되는 경우는
전체 단속 건수의 1%도 안 되는 상황.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싱크 : 단속 공무원>
"건물주분들이 주차장이 사유지라고 생각해서 잠깐 치웠다가 다시 반복하시는데. 저희가 부탁드리죠. 시민의식이 발전되길 원하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부설주차장 활용을 유인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선
부설주차장 문제를 풀기 위해
공간을 개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공유주차를 도입해 왔습니다.

<인터뷰 : 정병학 / ○○주차공유업체 대표>
"서울하고 울산 같은 경우는 5년 전부터 이 공유사업을 시작했고요. 지자체에서. 주차장 면수의 20% 이상은 다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지난해
공유주차 사업을 일부 시도하긴 했지만
홍보와 참여가 부족해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 조항웅 / (사)제주교통연구소 이사>
"사실 공유주차 부분이 제주도 경기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활용해서 정기적인 수입원을 얻을 수 있고, 이용자는 이면도로 파손 문제 등이 있는데 안전한 주차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폭발적인 차량 증가로
극심한 주차난에 시달라고 있는 제주.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측되는 차량 수는
연간 2만 대가 넘습니다.

<변미루 기자>
“주차난 해소를 위한 수많은 교통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만들어놓은 주차장들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떤 정책이 나온다고 해도 주차전쟁은 피할 길이 없을 겁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URL복사
프린트하기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