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제주4.3 생존 수형인들이 국가로부터 불법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을 받게 됐습니다.
수형인들은 늦었지만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와 별도로 국가배상과 함께 2차 재심재판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보도에 조승원 기자입니다.
제주 4.3 생존 수형인들이 변호사로부터 종이 뭉치를 건네 받습니다.
4.3 당시 수형인들이 당했던 불법적인 구금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한다는 법원 결정문입니다.
지난 1월 군법회의 재심 재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형사보상이 결정되며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희생이 인정된 것입니다.
<김평국 / 4·3 생존 수형인>
"(구금 당시) 사람 꼴이 아니었습니다. 돈에다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돈은 고맙게 받아서 잘 쓰고, 매 맞은 섭섭함이 완전히 풀리진 않을 겁니다."
법원이 결정한 보상 규모는 53억 5천여 만원. 법률상 최대치인 5배수를 적용해 옥살이한 날짜당 33만 4천원 씩 계산된 금액입니다. 수형인에 따라 적게는 8천만 원에서 최대 14억 7천만 원까지 보상받게 됐습니다.
<양군방 / 4·3 생존 수형인>
"이걸 계기로 삼아서 건강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하고..."
이번 형사보상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법부가 불법 구금에 대해 사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동윤 / 4·3도민연대 대표>
"대한민국 사법부가 4·3 당시 초법적인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단죄를 한 부분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죄 판결과 형사보상을 받은 수형인은 18명으로 전체 수형인 2천 500여 명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수형인에 대한 대규모 재심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불법 군사재판을 무효화하고 국가 배.보상을 담은 4.3 특별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임재성 / 변호사>
"특별법이 개정돼서 군사재판이 일괄 무효화되고 적절한 배·보상이 이뤄지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18명의 공소기각 판결, 보상 결정이 특별법 입법에 중요한 동력이 되길 희망합니다."
한편 4.3도민연대는 형사보상을 받은 수형인들에 대해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다른 생존 수형인 8명에 대해서도 다음달 안으로 2차 재심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