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일대에 때아닌 우박이 쏟아졌습니다. 날벼락과 같은 우박 세례에 당근과 더덕, 감자 등 이 일대 농작물이 쏙대밭이 됐습니다.
태풍에 이어 우박까지, 농가들은 사실상 폐작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의 한 펜션입니다.
천둥번개와 함께 하늘에서 하얀 물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세차게 쏟아져내립니다. 화단과 바닥에는 동그랗고 각얼음만한 물체가 잔뜩 쌓였습니다.
태풍이 가까워지면서 다가오는 뜨거운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우박이 내린겁니다.
지난 30일 밤, 갑자기 내린 우박에 펜션 앞 화단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창문너머로 쏟아지는 우박을 보며 주민들은 가슴을 졸여야했습니다.
<박형석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각얼음만한 우박이 갑자기 한 30분 동안 쏟아지는데 거의 지옥을 방불케하는 모습이었어요. 밖에 나오지를 못했어요. 무서워가지고."
때아닌 우박은 이 일대에 있는 밭까지 덮쳤습니다.
태풍이 지나고 다시 파종해 자라기 시작하던 당근 잎파리들은 우박에 잘려나갔고 제법 자란 더덕도 줄기채 꺾여 난장판이 됐습니다.
<김경임 기자>
"지난 태풍의 피해가 다 복구되기도 전에 우박이 내리면서 농가는 또다시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풍과 폭우에 이어 우박까지 내리면서 다시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상황. 반복되는 피해에 더 이상 대책이 없는 농민들은 헛웃음만 납니다.
<신우식 / 더덕 농가>
"완전히 잎이 다 망가져가지고 죽진 않았는데 월동이 될지 염려가 돼요. 월동이 안되면 완전히 농사 망치는 거거든. 돈을 투자해가지고. 그래서 걱정입니다."
잠시 내린 우박으로 동부지역에 추정되는 농작물 피해는 약 260 헥타르. 여기에 태풍까지 북상하고 있어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주도는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원희룡 / 제주도지사>
"다시 다른 작물을 심을 수가 없기 때문에 휴경하는 걸 전제로해서 특별지원금을 마련해서 일부라도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고."
연이은 자연재해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폐작 위기에 놓인 농가들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