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돌아온 방어철…속타는 어민들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19.11.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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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방어철이 돌아왔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최남단 모슬포에선 방어 조업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많은 배가 새벽부터 출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동승해보겠습니다.”

짙은 어둠을 뚫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 한 척.
낚시터를 잡고 조업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물을 치고 끌어올리기를 수차례.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자리를 낚아 올립니다.

이렇게 잡은 자리를 미끼로
본격적인 방어 잡이에 나섭니다.

이미 방어 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마라도 해역.

낚싯대에 입질이 오자
있는 힘껏 잡아당깁니다.
기다리던 방어가 펄떡이며 모습을 드러냅니다.

<변미루 기자>
“지금 바로 바다에서 잡아 올린 대방어입니다.
무게 6킬로그램에 달하는데요.
이렇게 들고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무겁고 힘이 셉니다.”

그런데 어민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가격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경호 / 방어잡이 어선 선원>
"가격이 너무 싸서 하루 일당이 안 돼요. 어쩔 수 없이 뱃사람이라
집에 있을 수도 없고."

<김 수 / 방어잡이 어선 선주>
"올해는 별로 시원치 않을 것 같아요. 조황도 별로 고기가 많이 안 들어왔어요."

힘들게 방어를 잡아와도
잘 팔리지 않습니다.

무게가 4kg 넘는 대방어와 달리,

제주에서 10배 가까이 많이 나는
중방어는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중매인이 나서지 않으면서
올 가을 들어 경매 일수의 절반 이상
입찰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명수 / 중매인>
"큰 거라든가 그런 것들, 지방이 많고 맛있으니까 그런 걸 많이
찾고, 작은 것은 맛이 없다고 안 찾는 거죠. 안 찾으면 저희도
(입찰하더라도)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처치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나마 팔리는 것도
지난해 가격에 비해 30% 정도 떨어진 상황.
이유는 다른 지역 방어 생산량이 급증한 데 있었습니다.

온대성 어류인 방어는
가을이면 난류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날이 풀리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수온 상승으로
남하하던 방어가 강원도 해역에 오래 머물면서
지역 어민들이 대량 조업에 나선 겁니다.

<정석근 /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방어는 자기가 살아가기 적합한 수온 범위가 있기 때문에
거기 맞는 곳으로 주 서식지를 이동하거든요.
그래서 주서식지가 옛날에 제주도 주변이었다면
지금은 부산이나 강원도 쪽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먹이 생물들, 삼치나 플랑크톤 등도 같이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제주방어는 생산량이 제자리인 반면
강원도 방어는 7배 가까이 급증해
최대 생산지가 됐습니다.

여기에 일본산 방어까지 가세하면서
전체적으로 공급이 늘어난 상황.

이젠 다른 지역에서 잡은 방어가
도내까지 유통되고 있습니다.

<동문시장 상인>
"특방어 있는 데는 강원도 꺼 불렀을 겁니다.
(예전에는 제주에서) 잡혔는데, 강원도로 많이 올라갔죠.
어장이 그쪽으로 많이 형성되니까."

제주방어의 입지가 좁아지자
어민들은 자구책 마련에 손을 걷어붙였습니다.

모슬포 수협은
갈 곳을 잃은 중방어 6천여 마리를 수매해
직거래로 싸게 내놨습니다.

<김기용 / 어민>
"그냥 원가라니까요. 수협이니까 소비 촉진이니까
이익을 안 남기고 그냥 바로 내치는 거예요."

성인 팔뚝만한 방어 한 마리가 1만원.
지난해 도매가보다 5천원 싼 겁니다.

<박학준 / 모슬포수협 경제상무>
"빨리 소비하고 또 작업해야 하는데, 이게 큰일이에요.
소비가 잘 돼야 되는데, 대책을 두고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며칠 전에는 방어잡이배 30여 척이
3일 동안 조업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어민들은 다음 주 방어축제를 전환점으로
수요와 함께 가격이 오르길
그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변미루 기자>
“지금쯤 가장 들썩여야 할 분위기가 무겁습니다.
값이 떨어지면서 어민들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그래도 곧 좋아질 거란 희망을 안고 오늘도 바다로 향합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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