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희생자 유해 발굴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조사단이나 유족 모두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대한 정보가 제보자의 기억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수십년 시간이 흐르면서 지형지물도 바뀌기 때문인데요, 당시 기억을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고 가능한 많은 제보를 수집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조승원 기자입니다.
17년 전 기억에 의지한 채 5시간 넘게 험한 산길에 나섰던 김용관 할아버지.
당시 산 속에서 우연히 봤던 유해가 4.3 희생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지만 아쉽게도 목격되지 않았습니다.
지형지물에 의존해 기억을 되살려 봐도 십수년 넘는 시간은 주변 환경을 너무 많이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김용관 / 4.3 유해 목격 제보자>
"전에는 냇가를 올라가면서 보고 이번에는 냇가를 내려오면서 봤지만 참 애매하네... 그런데 (그때 봤던) PVC 파이프가 없어졌단 말이야."
지난 2018년 제주공항 인근 도두동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5구가 발굴된 이후 아직까지 추가적인 발굴 성과는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현재 재개되고 있는 유해발굴사업은 공항이 아닌 그 밖의 다른지역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매장터라는 기록이 없는 만큼 누군가의 제보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4.3 이후 70년 넘게 지나면서 제보자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어딘가에 묻혀 있을 유해는 부식과 훼손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보자 기억 속의 지형지물이나 옛 지명이 요즘에 와서 바뀔 경우 발굴작업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한상봉 / 제주 4.3연구소 객원연구원>
"요즘은 좌표 등으로 찾겠지만 어르신들은 기억에 의존하는데 그 기억이 수십년이 됐고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는 거..."
더구나 유족들이 고령화될 수록 4.3 유해에 대한 정보는 더이상 후대로 이어지지 못할 우려가 큽니다.
하루라도 빨리 1차 자료인 제보자의 기억과 증언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은희 /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바늘 찾기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고 있거든요. 쉽지는 않은데 어찌됐든 포기하지 않고 찾아볼 생각입니다. 알고 계신 분들은 4.3연구소나 4.3평화재단으로 전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공항 등 도내 10곳에서 발굴된 4.3 유해는 약 400구.
행방불명인이 아직도 4천명 가까이 남아 있는 가운데 유해를 발굴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도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참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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