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일반 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이 재심에서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 주인공은 올해 벌써 90을 넘긴 김두황 할아버지입니다.
평생을 옥죈 4.3의 굴레에서 70여년만에 해방되는 감격의 순간입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1948년 갑자기 경찰에 끌려가 남로당 가입을 자백하라는 강요와 모진 폭행을 당한 뒤 목포 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했던 김두황 할아버지.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른 채 평생을 4.3의 굴레에 얽매였던 김 할아버지는 뒤늦게나마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72년만에 김 할아버지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 재판에 의한 생존 수형인에 대해 무죄 선고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판부 결정문에서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했고 공소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검찰이 관련 증거를 제출하지 못 했다며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 벌어진 사건으로 개인의 삶이 희생됐다며 이번 선고를 통해 여생 동안 응어리를 푸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습니다.
70여 년 만에 재판부가 내린 무죄 판결에 김 할아버지는 진실과 무죄를 상징하는 나리꽃을 가슴에 단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마음 속에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던 가족들도 눈물을 훔칩니다.
<김연자 / 김두황 할아버지 딸>
"아버지가 재판 끝날 때까지 살아계실까…. 속으로 걱정을 많이 해 왔는데 오늘 이런 (무죄 판결나는) 날이 와서 너무 감사드리고."
<김두황 / 4·3 생존 수형인(92)>
"정말 봄이 왔습니다.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유채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임재성 / 변호사>
"억울한 고통에 대해서 제대로 말 못 하셨던 김두황 할아버님께서 오늘(7일) 무죄를 선고받으셨고요. 아마 검사도 무죄를 구형했기 때문에 곧 1심 판결이 확정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후 김두황 할아버님과 논의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는 김 할아버지와 함께 재심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나머지 7명의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해 추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선고기일을 오는 21일로 연기했습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