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곳곳에는 일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일선 학교들도 이러한 식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로 개교 114년을 맞는 제주고등학교.
교장실 한켠에는 역대 학교장들을 기리는 동판이 걸려있습니다.
경술국치인 한일 합방 이듬해인 1911년 4대 학교장에 일본인 교장이 부임후 광복까지 8대 학교장을 연이어 일본인들이 역임했습니다.
이 학교를 상징하는 교목 역시 일본 향나무입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대 평화연구소에 의뢰해 도내 학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일본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가 20여 곳이 넘었고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나 교기, 공덕비 등도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국주의 식민 잔재 청산을 위한 조례가 제정된 이후 2년 만에 청산을 위한 세부 추진 계획이 마련됐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식민 잔재 청산을 위한 학교 참가 신청을 받은 결과 27군데 학교가 동참하겠다며 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해당 학교 절반 가량이 교목인 일본 향나무 벌목이나 욱일기를 형상화한 교기를 새롭게 교체하거나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용관 /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향나무를) 상징적으로 벌목을 하고 다른 수목으로 대체하는 비용, 나머지들은 팻말을 달아 교육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대다수였습니다."
일부 학교들은 선배 교육이나 당번 제도 같은 제국주의 식민 문화들도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다만 제주교육당국은 청산 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는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학교명 변경 등 굵직한 식민 잔재에 대해서도 제주도교육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일선 학교들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계획을 수립하는데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