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정방폭포는 유명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이 곳은 4.3 당시 대량 학살이 자행된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무려 250명 이상이 학살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비극의 장소이지만 정방폭포에는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문수희 기자입니다.
4.3 당시 정방폭포 인근은 산남지역의 중심지로서 군경 토벌대의 거점지었습니다.
남원과 안덕, 동광리 등에서 영문도 모른채 군인과 경찰에 끌려온 주민들은 어린아이, 노인 할 것 없이 정방폭포에서 처참히 학살됐습니다.
이 곳에서 희생된 도민만 모두 256명에 이릅니다.
오순명 할아버지의 아버지 역시 4.3 당시 군경에 끌려가 정방폭포 위에서 총살됐습니다.
어머니 역시 아버지를 보겠다며 면회를 가던 길에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오순명 / 정방4·3희생자유족회장>
"아버지가 여기서 특히나 배로 잡아 당겨서 시체를 꺼내서 집에까지 가져갔다고 하는 할머니 얘기가 지금까지 생생해서 될 수 있으면 정방폭포에는 저 안와요."
정방폭포는 제주 대표 관광지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지만 그 어디에도 4.3의 아픈 역사를 알려주는 최소한의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희생자 유족들은 수년 동안 안내판과 위령비 설치를 유적지로서 관리를 요구했지만 번번히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순명 / 정방4·3희생자유족회장>
"여기 (위령비) 하나 세우면 학생들이 와서 4·3에 대한 마음도 위로하고 기리고 하는 그 것이 정말 괜찮은데 그런 생각 안하는 자체가 섭섭하죠."
이곳에 조성된 서복전시관 또한 논란입니다.
당시 학살터이고, 또 희생자들의 수용소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4.3의 아픈 현실은 찾아볼 수 없고 한국 수교를 기념한 전시관과 동상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겁니다.
유족들이 최소한의 요구로 주장하는 위령비가 세워지더라도 서복에 밀려 전시관 울타리 밖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오승학 / 前4.3유족청년회장>
"문화재 지구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제주도와 문화재청에서 협의해서 유족들의 73년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추모와 교육 또는 문화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이 들고 아마 도민과 서귀포시민들도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3 당시 산남지역 최대 학살터인 정방폭포.
오랜시간 무관심에 방치되면서 2백여 희생자들의 넋은 위로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 입니다.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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