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발발의 도화선이죠.
1947년 발생한 3.1 총격사건과 3.10총파업이 이뤄지던 당시 미군정의 포고령을 위반했다며 많은 도민이 검속돼 재판에 회부됐는데요.
이렇게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뒤늦게나마 국가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안덕면 창천리의 오남진 할아버지.
항일운동가였던 장진봉 선생의 사위입니다.
장진봉 어르신은 1947년 3월 1일 관덕정에서 제28주년 3.1절 기념대회가 열렸을 당시 안덕면 집회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집회를 주도한 일이 불법으로 간주돼 옥고를 치뤘습니다.
<오남진 / 장진봉의 사위(85)>
"나라 법이 그렇게 돼서 무서웠지. 지금 생각하니까 그보다 더 한 일도 다 풀어주는데…."
장진봉 할아버지의 사례처럼 3.1절 집회 또는 발포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은 도민은 250여 명.
이들 가운데 장 할아버지를 비롯한 24명의 수형인에 대한 재심이 청구됐습니다.
그동안 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들의 재심이 진행돼 왔지만 4.3의 도화선이 됐던 3.1절과 3.10 총파업과 관련된 재심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심을 청구한 24명의 수형인들은 당시 미군정 포고령 위반 혐의로 적게는 5천만원의 벌금형에서 많게는 징역 7년형을 받았습니다.
<고태명 / 수형인>
"그때 전기 고문만 하니까 아닌 것도 전부다 했다고 거짓말했죠. 올바른 판단을 해주시길 바랄 뿐 입니다. 다른 것은 없고..."
이번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4.3 특별법 개정안 통과 이후 처음으로 특별 재심 절차에 따라 재판이 진행됩니다.
때문에 대신 재심을 청구한 유족들이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소명하지 못하더라도 재심이 개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재성 / 변호사>
"개정된 특별법에 따른 특별 재심은 재심 사유에 대한 입증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족분들이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어떻게 고문이나 불법구금을 당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도 당시 4·3과 관련된 재판이라는 입증만 이뤄진다면 보다 용이하게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4.3 발발의 도화선이 됐던 3.1절 집회와 3.10 총파업, 그리고 미군에 의해 내려진 포고령.
지금껏 4.3 명예회복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아왔던 이들이 70년이 훌쩍 지나 뒤늦게나마 빛을 보게 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 입니다.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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