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조사결과 한때 이주 열풍으로 제주로 온 이주민 4명 가운데 1명 꼴로 '제주를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이주민 대다수가 지역 공동체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이주민과 원주민이 서로를 의지하며 돈독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마을도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저수지 위로 기다란 가지를 뻗은 늠름한 자태의 곰솔,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내며 마을 사람들에겐 나무 이상의 존재입니다.
마을 안길에 핀 이름 모를 꽃들도 사진 작품의 소재가 됩니다.
명필에 뒤지지 않는 서체를 뽐내는 작품부터 시와 그림이 어울려 멋진 시화전 코너도 마련됐습니다.
마을 곳곳을 소재로 한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주민들은 옛 추억에 빠져듭니다.
<양성종 / 수산리 노인회장>
"수몰된 물(저수지)을 바라보면 제가 초등학교 때 그곳으로 초등학교를 걸어 다니고 6년간 다니던 곳인데 (저수지)물로 변했어요."
전체 주민이 5백여 가구인 애월읍 작은 마을인 수산리 주민들이 마련한 특별전시회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출품했습니다.
특히 상당수 작품 가운데는 이주민들과 원주민들이 함께 고민하며 만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진화 / 애월읍 수산리>
"수산리 주민분들이 많이 이렇게 챙겨주시고 하셔서 저희가 정착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코로나19로 주민들간 소통의 기회가 적어지는 요즘, 마을 주민들은 이주민들과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작품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송두한/ 수산리 이장>
"이주민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수산리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같이 교류하고 싶고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유명한 작품은 없지만 마을 주민이 하나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전시회는 이주민과 원주민의 화합까지 이끄는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