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는 어제, 수형인 명부에서 신원 불명이던 군사재판 수형인 194명의 신원이 파악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들의 유족들도 희생된 가족이 군사재판 수형인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지금이라도 억울한 죽음이 규명되고 명예가 회복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수형인 명부에 본명 대신 어릴적 불리던 이름을 올린 김재순 희생자.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어렵게 유족을 만났습니다.
가족들은 부친이 군사재판 수형인이었다는 사실을 7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김정운 / 김재순 희생자 유족>
"(그 수형인 명부 명단에 김홍순(김재순 어릴 적 이름)이라는 사람이 들어 있어요. 처음 아셨죠?) 그건 몰랐어요. (수형인이셨던 걸 처음 아셨네요.)"
수형인 명부에 있는 김홍순이 김재순 희생자와 동일 인물 이라는 사실은 가족들의 증언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영자 / 김재순 희생자 유족>
"동네 분들 같이 대흘리에 살던 분들이 다니다 보면 얘는 누구야 하면 홍순이 며느리입니다. 그렇게 말했었어요. 아, 우리 아버지가 홍순으로 원래 불렸던 모양이에요. 그 마을에서."
100살이 넘은 김재순 희생자의 아내, 고춘엽 할머니.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남편의 옛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고춘엽(102세) / 김재순 희생자 아내>
"홍순..홍순.."
해방 전에는 일본 군으로 끌려 갔고 해방 이후에는 군인과 경찰을 피해 산으로 숨어들어간 아버지의 마지막을 제대로 기억하는 가족들은 없었습니다.
1949년 10월, 함덕지서에 자수했고 이후 총살됐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입니다.
시신은 찾을 수도 어디서 어떻게 희생됐는지도 알 길이 없었습니다.
<김정운 / 김재순 희생자 유족>
"자수를 한 다음 군사 재판받았는지 몰랐어요. 함덕에서 5명이 희생됐다 하는데 전혀 아는 사람이 없어요. 아는 분이 없고 형무소 간 근거도 없었고 우리는 몰랐어요."
70여 년 만에 불법 군사재판의 희생자임을 알게 된 가족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한줄기 희망이 교차했습니다.
<김영자 / 김재순 희생자 유족>
"5년 전만 알았어도 어머니가 전부 해결할 문제예요. 어머니는 기억이 작년까지도 계속 좋았었어요. 어머니 한이라도 풀게.. 지금이라도.. 말도 모르고 뜻도 모르지만 어머니 살아 생전에 아버지 무죄라는 거라도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검찰의 직권 재심으로 군사재판 수형인들의 명예 회복에도 훈풍이 부는 가운데 그동안 신원 불명으로 법정에 설 수 조차 불확실했던 수형인과 그 가족들에게도 봄날이 찾아올 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