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또 다른 아픔 '연좌제' 특별 대담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3.03.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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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앵커>
KCTV 제주방송이 4.3 75주년 특별기획으로 희생자 유족들에게 가해진 연좌제 피해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이 연좌제 피해실태는 앞서 KCTV뉴스를 통해 3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가족공동체 해제와 인권 탄압으로 이어진 4.3의 큰 아픔이자 시급한 해결 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좌제 피해 실태를 취재한 문수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유진 앵커>
우선 문 기자, 이번에 '연좌제'를 주제로 잡은 이유가 뭡니까?

<문수희 기자>
4.3의 해결을 위한 단추가 하나 둘 끼워지는 이 시점에서 어떤 주제를 다뤄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말에, 박화춘 할머니라고, 4.3희생자로 아직 결정되지 않은 할머니가 계신데 당시 수형인이었다는 사실을 74년 만에 밝히고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몇 번 찾아봬서 박화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그동안 가족에게까지 옥살이를 했던 사실을 왜 털어놓지 못하셨냐 물어보니까. 그 이유가 바로 자식이더라고요.

자식에게 피해가 갈까봐, 나로 인해 자식까지 불이익을 당할까봐 입을 굳게 닫고 있었던 겁니다.

아... 4.3 연좌제 피해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는구나, 연좌제 피해를 막기 위해 70년 넘도록 말을 못하고 있었구나, 여기에서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오유진 앵커>
그렇군요. 앞서 뉴스에서도 피해실상이 많이 다뤄졌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직업적인 피해 뿐 아니라 고향을 버려야 했고, 부모-자식간 관계 왜곡과 가정 파탄까지 이어졌는데, 문제는 그동안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문수희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자료입니다.

연좌제의 근거로 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죠.

예를 들어 "내가 당시, 어떤 공직에 합격했는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아버지가 4.3 수형인이라서 그렇다" 라고 유족들은 증언하고 있지만 사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나 남아있지 않다는 겁니다.

피해는 있지만 실제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부족한게 조사가 지지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경찰 등에 형살자, 귀순자, 밀항자명부 등 과거 사찰의 흔적이 남아있는 문서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경찰의 밀항삭재카드를 도내 언론사 처음으로 촬영해 보여드렸는데, 내용을 보면 이사람의 가족, 친척, 정말 사돈에 팔촌까지 4.3과 관련이 있을 경우 요시찰여부 항목에 상세하게 내용이 기재돼 있더라고요.

이게 1970년대부터 무려 1990년대까지 문서가 작성돼 있는데요.

비교적 현대까지 사찰이 이어졌다고 볼수 있습니다.

4.3추가진상조사팀에서도 이 자료를 확보해서 추적에 들어간 상태고요.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하는 단계입니다.


<오유진 앵커>
연좌제 진상을 밝히는데 경찰과 군, 정보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겠네요.

문 기자, 마지막으로 이번에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 어떤게 있습니까?

<문수희 기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비극적인 역사가 연좌제로 2세대, 3세대까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는 삶의 목표를 송두리째 포기해야 했고요.

평생을 트라우마에 갇혀 일부는 말도 못하고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유족들은 연좌제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자체에 큰 부담을 가졌고 일부는 이미 지난 일이라며 덮어두려는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히 겪었어야 할 일로 치부되고 있는건 아닌지 취재를 거듭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팠고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제 이들에 대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을 도와줘야 할 시점입니다.

직권재심, 피해보상 등 4.3의 해결을 위해 많은 진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연좌제 피해에 대한 관심, 4.3 75주년을 맞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유진 앵커>
연좌제로 피해입은 이들의 아픔도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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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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