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인 제주 칠머리 영등굿이 열렸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풍어와 어민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현장에 허은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심방의 기도 소리가 조용한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의례가 치러지는 제단 주변으로 어선의 이름이 적힌 종이 장식, 기메가 가지런히 달려 있습니다.
제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하는 영등제입니다.
매해 음력 2월 초하루 제주로 와서 온 섬을 돌아다니며 땅과 바다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고 음력 2월 15일에 떠난다는 영등할망, 영등신을 맞이하는 환영제입니다.
<이용옥 /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장>
"(영등)할머니가 와서 씨를 많이 뿌려주고 가야 풍년이 드는 거예요. 바다에도. 해녀가 바다에 들어가는데도 편안하게 마음이 안정돼서 들어가게 하고 망사리 가득해서 풍어가 되게끔 해 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우리나라 중요 무형 문화재이자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에 등재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예로부터 영등신이 바람과 함께 봄의 시작을 알리며 찾아 온다고 믿어오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해녀들과 선주 등 어민들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풍어제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어업인들은 정성을 담아 올해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습니다.
<김경필 / 제주시수협 조합장>
"우리 어업인들의 무사 안녕과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서 기도드렸습니다. 어업인들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등 환영제에 이어 영등신이 풍요를 주고 떠난다는 올해 음력 2월 14일인 오는 23일에는 제주 칠머리당에서 제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영등 송별제가 펼쳐집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