났다하면 대형 피해, 사전 점검 '한계' 논란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4.03.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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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제주에서 양돈장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양돈장의 경우 한번 불이 나면 피해가 큰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한 사전 점검이 중요한데요.

하지만 KCTV 취재팀이 최근까지 진행된 양돈장 화재 예방 현장 점검 결과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상당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 구좌읍의 한 양돈장.

갑자기 붉은 불꽃이 튀더니 내부가 캄캄해집니다.

이내 건물 안은 뿌연 연기로 뒤덮입니다.

지난달 27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발생한 양돈장 화재 영상입니다.

돈사 내부에서 시작된 불길이 번지면서 돼지 160여 마리가 폐사해 1억 6천여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제주에서 발생한 양돈장 화재는 모두 23건, 이로 인해 44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전체의 70%에 달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선이 노후되거나 배선 주위에 생긴 먼지 등이 제대로 청소되지 않으면서 전기 합선, 누전 등으로 불이 나는 겁니다.

양돈장은 돈사 건물이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져 있다보니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가 큽니다.

특히 대부분 읍면지역에 위치해 초동 대처가 어려운 만큼 사전 점검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사전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최근 3년 동안 소방이 진행한 양돈장 화재 안전조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화재가 발생했던 곳을 중심으로 양돈장 60여 곳을 점검한 결과 소화기를 추가하거나 나눠서 비치하라는 정도의 현장 시정 8건이 내려졌을 뿐, 조치 명령이나 과태료 등이 부과된 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대부분 메시지나 전화로 교육이 이뤄졌고, 실제 양돈장을 방문하더라도 돈사 밖에서만 점검하면서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습니다.

양돈 농가에서 아예 방문을 거부하거나 점검팀이 직접 방문해도 돼지 감염병에 대한 우려로 출입 자체를 금하면서 정작 불이 나기 쉬운 돈사 내부는 농가의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점검이 이뤄질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강석훈 / 제주서부소방서 예방지도팀장>
"양돈 농가들이 전염병 때문에 방문하는 걸 꺼려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저희가 방문해도 동 외부에서만 점검을 해야 되고 내부로 들어가는 건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내부 진입이 안 되다 보니까 저희가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십시오' 이런 당부사항을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는 양돈장 화재.

화재 예방을 위한 양돈 농가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사전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 CG : 이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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