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는 순직 소방관 사고 100일이 지나 당시 화재 원인은 무엇이고 화재 대응이 적절했는지 짚어보고 있습니다.
순직 소방관이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 장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통신 상태도 불량했던 것으로 KCTV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소방청은 이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진압 과정에서 화재 대응 전술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창고 화재 현장입니다.
화마에 휩싸였던 창고는 모두 없어지고 이제는 빈 터만 남아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
"화재 당시 순직 소방관은 다른 동료 없이 화재 진압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뒤늦게 이유와 관련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장 선착대였던 표선센터가 도착한 지 채 6분도 안돼 화재는 불길이 가장 거센 최성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긴박했던 상황에서 사건 당일 구조 구급 임무를 맡았던 순직 대원도 보호 장비를 갖추고 불길로 뛰어들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진압 과정에서 소방 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소방 펌프차에서 빼낸 호스가 꼬이면서 물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던 겁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소방청 화재분석 결과 보고에도 선착대 펌프차 소방호스 두 개 중 한 개는 6분이 지나도록 물이 나오지 않았고 순직 대원의 진압 호스 역시 붕괴 직전까지 약 3분 30초 동안 방수 압력이 불량했다고 기술됐습니다.
상황 전파와 정보 공유에 가장 핵심인 통신 상태도 당시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 대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시 현장에서 휴대폰이 터지지 않았고 빠른 상황 보고를 위해 본부에 열통 넘게 전화했지만 결국 연결이 안돼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했다" 고 증언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결과 보고에도 '화재 현장 통신 불량'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함께 출동했던 다른 소방대원은 불량인 소방 호스와 통신 상태 점검을 위해 진압 현장에서 벗어나면서 2인 1조 현장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컨트롤타워였던 동부지휘팀은 붕괴 사고 약 7분이 지난 뒤 현장에 도착해 상황 통제나 현장 지휘 자체가 어려웠고 붕괴 건물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 사고 이후에야 실시했습니다.
소방청은 화재 당시 벌어진 일련의 진압 과정에서 각종 장비 오작동과 통신 불량 사실을 확인했고 선착대 대원간 구체적 임무 분담도 없었다며 화재 대응 전술이 미흡했음을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그래픽 소기훈)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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