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오늘 4.3 평화공원에서 엄수됐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인원이 참석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정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은빈 / 김옥자 할머니 손녀]
"할머니의 가장 큰 슬픔은 이제 얼굴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망각입니다. 할머니께서는 '꿈에서라도 보고 싶어. 꿈에 나왔는데도 내가 몰라봤을지도 모르지' 라고 하셨습니다."
4.3 당시 5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잃어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김옥자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해 난생 처음 보는 아버지의 얼굴에 김 할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제76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4.3평화공원에서 엄수됐습니다.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추념식에는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총리는 추념사를 통해 4.3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화해와 상생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추가 진상조사를 마무리하고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과 운영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4·3 사건이 화해와 상생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그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섬 제주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오영훈 지사는 4.3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내년 4.3 역사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새로운 출발의 전환점이 되는 만큼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오영훈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국가폭력에 의한 통한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해원으로 극복해 낸 제주인들의 고귀한 평화정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유족들은 제주 4.3의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창범 /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역사를 왜곡한 민족에게는 그 어떤 미래도 없을 것입니다. 4·3 왜곡 처벌에 관한 4·3 특별법을 개정해 줄 것을 대한민국 정치권에 강력히 요청합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많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76주년 4.3 희생자 추념식.
오랜 아픔에서 벗어나 화해와 상생으로 4.3의 봄바람이 불기를 한 마음으로 바랐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박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