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배수시설…장맛비에 '무용지물'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4.06.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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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첫날부터 제주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서귀포 일대는 하루에만 2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는데 침수 예방을 위한 일부 시설들은 장맛비에 무용지물이었고 관련 인프라 사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상가 지하에 빗물이 차오릅니다.

배수구에도 물이 가득 차 있고 시간이 지나도 빠지지 않습니다.

알고보니 도로 옆에 있는 배수로가 막히면서 빗물이 역류한 겁니다.

도로를 조성하면서 토사를 퍼내 만든 배수시설로 올해 초 정비를 마쳤지만 수개월 만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물 흐름을 막은 겁니다.

[서귀포시 관계자]
"정비를 했는데 봄이 되다 보니 풀들이 막 자라니까 장비를 빌려서 풀과 흙을 긁어낼 겁니다."

수년째 배수시설 교체를 요구해도 행정은 묵묵부답입니다.

[이승헌 / 침수 피해 주민]
"지금 물이 원활하게 바다로 배수돼야 하는데 다시 건물로 역류해서 다시 펌프하고 또 역류해서 펌프하고 이래서 물이 빠지지 않고..."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대정읍은 하루 200mm 물폭탄에 도로가 마비됐습니다.

대부분 평지이고 자연 배수로인 하천이 없다보니 오름이나 농경지에서 불어난 물이 도심지나 해안가 도로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대정읍 도심지 일대 우수관 직경은 500에서 900mm 내외로 대도로변에 설치되는 우수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집중 호우때마다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대정읍 하모리 일대가 환경부 도시 침수 대응 사업 지구로 선정돼 우수관 확장을 포함한 개선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재는 실시 설계 용역 단계이며 완공까지는 4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배수 대책의 대안으로 빗물을 저장해 땅 속으로 자연 침투하도록 하는 하천 저류시설을 2026년까지 조성하는 사업도 계획 중인데 이마저도 240억 원의 예산 확보가 관건입니다.

[양병우 / 제주도의회 의원]
"저류지 시설은 배수 기능도 하지만 흙탕물을 저류해서 침전시키고 그다음 맑은 물을 보내기 때문에 우선 저류지 시설이 가장 시급하죠."

이상 기후로 인한 재난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필수 예방 시설은 필요할때 무용지물이 되고 관련 인프라 사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 그래픽 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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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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