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5개월 동안 제주에서 200개가 넘는 숙박시설이 휴업 또는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호황이 끝나고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숙박업체들의 줄폐업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지우 기자입니다.
제주시내 중심지에 위치한 한 관광호텔입니다.
호텔 입구는 쇠사슬로 폐쇄됐고 내부엔 각종 침구와 시설 자재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관리 손길이 전혀 닿지 않으면서 한낮 시내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음산한 분위기까지 풍깁니다.
이곳은 한때 수많은 관광객들이 머무르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매김했지만 인근 숙박시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2년 전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김지우 기자]
"올들어 제주에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는 숙박 시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휴업 또는 폐업한 도내 숙박시설은 248곳으로 이 가운데 폐업 업체만 227곳에 달합니다.
평년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4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올해 휴업이나 폐업한 숙박시설을 업종별로 보면 대다수가 농어촌민박에 집중됐습니다.
농어촌민박은 진입 문턱이 낮아 도내 숙박시설 7천400여곳 가운데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내국인 관광시장 호황으로 증가세를 보였던 숙박시설이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훈 / 제주도 관광산업과 주무관]
"숙박업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깐 경영이 악화돼 문 닫는 곳도 생기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리모델링으로 휴업하는 곳도 많이 있고…"
도내 숙박시설은 해마다 4~500곳씩 늘면서 현재는 2021년에 비해 23.5% 증가했습니다.
생존 경쟁이 심해질수록 잦은 폐업과 미신고 영업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는 만큼 숙박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영상편집 김용민, 그래픽 박시연)
김지우 기자
jibregas@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