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주는 신 고포상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 중인 가운데 도입 1년을 맞았습니다.
적극적인 신고로 음주 운전을 근절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취지인데 아직까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주행하던 SUV 차량이 갓길에 정차합니다.
차에서 내린 30대 운전자를 상대로 경찰이 음주운전 측정을 했더니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습니다.
술을 마시고 제주시부터 서귀포시까지 20km 넘게 음주 운전한 30대가 경찰 추격 끝에 검거됐습니다.
시민들의 음주운전 의심 차량 신고로 경찰이 검거한 사례입니다.
전국 지자체에서 제주에만 유일하게 시행 중인 음주운전 신고포상제는 지난해 9월 도입됐습니다.
포상제 시행 이후 지난 1년 동안 접수된 음주운전 신고 건수는 5천 8백 건이 넘었습니다.
이 중 실제 780건은 음주운전 혐의가 확인돼 포상금 지급 대상에 해당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포상금 신고 건수는 전체 적발 건수의 약 10%인 70여 건, 포상금으로 64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포상금 지급 대상의 90% 이상은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정현 / 택시기사]
"모르겠어요. 홍보도 아직 안 됐죠. 포상제라는 게 있는 건 아는데 받아 봐야 알겠지만 얼마를 주는지 어떻게 해야 주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 확보한 포상금 예산 2천만 원 가운데 현재까지 약 70%가 미집행 되면서 정식 도입 첫 해부터 일부 불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수진 / 제주도자치경찰위원회 기획·제도개선 담당]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해서 19%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거든요. 앞으로 도민들께서 음주운전 사고를 예방하는데 직접 참여하고 포상금도 많이 받으실 수 있도록 제주경찰청과 협력해서 신청절차를 개선하고 홍보도 더 강화하겠습니다."
면허 정지, 취소 수치에 따라 포상금을 3만원에서 5만원까지 차등 지급했던 것을 올해부턴 수치에 관계 없이 10만 원까지 올려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김철수 / 제주경찰청 교통조사계장]
"제도를 시행하기 전과 대비해서 음주신고로 인한 단속이 대폭 증가했다거나 음주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음주운전을 근절하겠다는 당초 취지에 맞게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민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음주운전 신고시 '코드 제로' 출동으로 우려될 수 있는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찰과 자치경찰간 협업 대응도 과제로 남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그래픽 소기훈, 화면제공 제주경찰청)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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