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 선무가 제주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아름다움 못지 않은 아픔을 간직한 제주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작가만의 생각들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됐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무 사이로 성산일출봉이 붉은 빛을 뿜어냅니다.
아름다운 해안가를 자세히 보면 무서운 해골들이 떠다닙니다.
아름다운 제주에 서린 4.3이란 깊은 아픔의 역사를 표현했습니다.
수학여행 온 여학생들이 뒤섞여 물놀이가 한창입니다.
이북에서 수학여행을 온 중학생들이 제주 학생들과 어울리는 상상을 하며 그린 작품입니다.
북한을 떠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 선무가 제주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예술가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올 봄부터 제주에서 머물며 느낀 작가만의 경험을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데올로기가 만든 생채기는 작가가 4.3을 겪은 제주도민들을 이해하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선무 / 탈북 작가]
"(고향에) 통일되면 한번 놀러 가자 뭐 이런 할머니가 있었어요. 그리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정도지 제주도는..근데 여기 (와)보니까 상당히 많은 아픔 (서려있고) 그 감정들이 좀 남다르긴 해요."
고향을 떠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작품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어린 시절 조선소년단에 입단하기 위해 충성 선언을 하던 어린 소년부터 그리웠던 고향 산천을 눈 앞에 두고도 짙은 안개에 주저하는 나그네의 모습은 평온을 찾아 여전히 헤매는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선무 / 탈북 작가]
"분단으로 비롯된 내 삶과 제주도민들이 겪은 분단으로 비롯된 이데올로기로 비롯된 억울한 죽음들, 이것이 똑같지 않지만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체제 비판적인 시각이 돋보이는 선전 포스터화부터 아름 다운 제주 속에 숨겨진 아픔에 공감하려는 작가 개인적인 서사를 담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