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상 속에서 제주어가 포함된 콘텐츠들이 시나브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부러 부각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레 대중들을 만나고 있는 건데요.
표준어뿐 아니라 영어로도 번역되며 보전뿐 아니라 제주어를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제주할망 행자씨인데예. 오늘 날씨도 막 덥수다. 더운디양."
1945년생, 80살의 동영상 크리에이터 '제주할망 행자씨'가 며느리와 함께 콘텐츠 촬영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촬영 주제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 먹방.
능숙한 제주어 멘트로 막힘 없이 초콜릿의 모습과 맛을 표현합니다.
[강양희 / '제주할망 행자씨' 며느리]
"우리가 사실 일상에서 사투리 잊어버린 거 많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쓰려고 '나한테 사투리 좀 써서 얘기해 달라' 그러면 안 나와요. 입에서. 그런데 쓰고 하면 재밌긴 하죠."
인기 노래 가사처럼 나이는 숫자일 뿐.
3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행자씨 채널의 구독자는 7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빙떡을 먹으며 속삭이는 ASMR과 손주들이 좋아하는 탕후르 먹방, 할머니의 화장법을 담은 뷰티 콘텐츠, 할아버지와의 알콩달콩 브이로그까지.
행자씨의 채널은 일상의 제주어를 담은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졌습니다.
여기에 제작자인 막내딸은 제주어에 표준어 자막을 덧붙여 구독자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으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행자 / 동영상 크리에이터]
"내가 제주 사람이니까 제주말로 해야 되는 거예요. 이게 어쩌다가 보면 육지에서 어릴 때 말을 배워버려서 자꾸 가끔 튀어나오긴 해도 될 수 있으면 제주말을 해야 할 거 아닐까요. 안 그래도 우리 할아버지가 가서 사투리 잘 쓰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잘 쓰겠다고 말하고 왔어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 인근의 한 기념품 상점.
자세히 살펴보니 제주어가 새겨진 소품들이 눈에 띕니다.
열쇠고리와 배지, 메모지 등 여러 제주어 기념품은 관광객들에게는 제주를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윤선희 / 제주 소품샵 운영]
"손님들 반응은 꺄르르합니다. 이거는 외국어인가, 이거는 우리나라 말이 맞는가에 대해서…. 그러면 이 제주어라는 게 원래는 우리 한글의 완전 초기 모습과 비슷한 한글이다라고 설명을 해주면서 이제 발음과 같이 얘기를 해줍니다."
단순히 제주어 상품을 파는데서 그치지 않고 표준어를 함께 표시하고 영어로 번역까지 더하며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알리는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문주현 / 제주어 굿즈 업체 대표]
"제주어가 제주의 정서와 문화를 좀 많이 반영하는 콘텐츠인 것 같아서…. 어떤 형식이든 어떤 표기든 그러니까 많이 말하고, 많이 접하고, 많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에서 제주어가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며 보전과 전승뿐 아니라 대중화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