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보호구역' 제주 바다…관리는 뒷전
허은진 기자  |  dean@kctvjeju.com
|  2024.10.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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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앞바다에는 해양도립공원을 비롯해 14곳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를 위한 기본계획만 세워졌을 뿐 제대로 된 보전과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허은진 기자입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한경면 차귀도입니다.

해안가 주변을 하얀 무언가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제주 본섬과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해양쓰레기들입니다.

해양도립공원인 추자도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해양보호구역 내 방치된 활어저장시설에 부유물들이 눈에 띕니다.

해안가에는 웅덩이마다 부패한 물과 쓰레기가 고여있습니다.

제주지역 해양 관련 보호구역은 모두 14곳.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도내 해양보호구역들을 모두 탐사한 결과 대부분 보호라는 목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서현 / 제주 해양보호구역 파란탐사대]
"책임의 일환으로 설정된 해양보호구역의 관리 실태는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모니터링이나 지속적인 관리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토끼섬 주변 해역에선 해양쓰레기와 파래류 이상증식이 확인됐지만 시민들의 비정기적 자원봉사로 수거활동이 이뤄질뿐 행정에서의 관리 등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추자도 해양보호구역에선 탄소 저장고로 불리는 해양보호생물인 잘피 서식지가 확인됐지만 국가 조사에서는 누락되는 등 실태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해양 보호구역 보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낚시와 잠수함 등 레저관광으로 인한 쓰레기 발생과 경관 훼손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루리 / 제주 해양보호구역 파란탐사대]
"이러한 난개발과 관광지로서의 간판 아래 해양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은 무색하게도 정작 그곳에서 지켜져야 할 천연기념물과 자연유산에 대한 보호 정책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현재 해양 관련 보호구역은 여러 개별법에 따라 여러 부처에서 지정 관리하고 있는 상황.

그러다보니 중복 지정으로 관리 주체가 모호하고 기본 계획만 수립된 채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신수연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센터장]
"단 한 곳도 그 목적에 맞게 관리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 없다. 그래서 학점으로 치면 D나 F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보호구역이라는 제도 자체가 페이퍼파크(Paper Park)라고 하는데 문서상의 보호구역으로 그치고 있다고 저희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천혜의 제주의 바다를 보호구역 지정으로만 그치지 않고 보전을 위한 행정의 지속적인 관리와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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