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국립공원 인근 국유림에서 판매 목적으로 대형 자연석을 캐내 훔치려던 일당이 자치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숲길을 이용하고 밤 시간대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는데요.
날이 밝아오자, 운반 과정에서 탐방로에 떨어진 자연석을 미처 차량에 싣지 못하고 도주하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라산 둘레길 인근 계곡.
바위 사이에 커다란 구멍이 움푹 패여있습니다.
누군가 이 곳에 있던 자연석을 캐낸 겁니다.
한라산국립공원 인근 국유림에서 대형 자연석을 훔치려던 일당이 자치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7월 21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계곡에 있는 자연석을 무단으로 캐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의자들이 훔치려던 자연석은 높이 1.5m에 4톤 가량.
바위 사이에 자연적으로 구멍이 나 있어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고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주범 A씨는 미리 주변 나무와 풀을 잘라내 차량 진입로를 확보한 뒤 지인인 B씨를 불러냈고 로프 등 특수 장비를 이용해 함께 자연석을 캐냈습니다.
[김경임 기자]
"피의자들은 주위 나무에 도르래 등 장비를 설치해 자연석을 끌어올렸는데요, 나무 곳곳에는 그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CCTV가 없는 숲길을 이용하고 인적이 드문 밤 시간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자연석을 차량에 싣고 옮기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150m 가량 떨어진 탐방로에 떨어뜨렸고 다시 차에 실으려던 사이 날이 밝아오자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이후 등산객이 탐방로에 있는 자연석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경찰이 추적에 나섰고 차량 분석 등을 통해 특정된 주범 A 씨의 차량에서 범행에 사용한 장비들을 확인해 A 씨와 공범 등 2명을 검거했습니다.
[남영식 / 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 수사팀장]
"범행 장소가 깊은 산속이라서 CCTV라든지 목격자가 전혀 없었습니다. 범행로, 범행로에 진입하는 모든 CCTV와 통신 기지국 내역을 확인해서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주범 A씨는 절취한 자연석을 되팔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주범인 70대 A씨를 산림자원 조성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B씨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한편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서귀포시는 조만간 피의자들에게 자연석과 절취 과정에서 훼손된 나무 등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계획입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좌상은, 화면제공 : 제주자치경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