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뉴스는 오늘부터 2024년을 결산하는 송년기획뉴스를 준비했습니다.
올 한해 제주의 주요현안과 각종 사건사고들, 감동적인 순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순서로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제주경제를 짚어봤습니다.
김지우 기자입니다.
올해도 제주경제는 경기 침체 터널에 갇혔습니다.
민간 소비는 크게 위축됐고 대출 연체율은 급등했습니다.
돈을 쓸 여유는 커녕 갚을 여력도 안되는 돈줄이 꽉 박혀버린 상태가 돼버린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분양주택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과 건설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았습니다.
하반기 들어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나아졌지만 장기간 충격이 쌓인 제주경제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CTV송년뉴스 첫 번째 순서로 올 한해 제주경제를 되돌아봤습니다.
도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제주 대표 번화가 누웨마루거리.
식당과 옷가게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여져 있습니다.
높은 월세와 가게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한 겁니다.
올들어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식사를 음식점 대신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가성비 위주로 쇼핑을 하는 등 씀씀이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윤왕덕 / 음식점 업주]
"저희 가게에서 제일 저렴한 음식이 6천 원짜리인데 거의 중국 분들이 오시면 대부분이 그 음식을 찾으세요. 그 정도로 씀씀이가 엄청나게 안 좋은 거죠."
[디저트 가게 업주]
"가게를 이제 내놨거든요. 근데 보러 오시는 분들조차 없어요. 내놓은지 제법 됐는데도 불구하고 가게 해보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없고."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올해 3분기 제주지역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보다 1.7% 감소했습니다.
도내 소매판매는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6.5%를 시작으로 여섯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다섯 분기 연속 감소세를 뛰어넘는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올들어 감소폭이 축소되긴 했지만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년 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들어 내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7월 0.6% 반짝 상승한 건 제외하곤 줄곧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여름 휴가철인 8월을 기점으론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고 기준금리 연 3.5%의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동준 /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장]
"금년 제주경제는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관광객 수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체류 시간이 짧은 크루즈 관광객의 증가, 1인당 관광객 소비 감소 등으로 인해 소비나 고용 등에서 체감되는 경기 개선 정도는 미흡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 경기 침체도 이어졌는데 특히 미분양 문제가 더욱 심화됐습니다.
지난 4월 도내 미분양 주택은 2,837호까지 쌓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조금씩 감소하는가 싶더니 지난 10월 다시 한번 2천800호를 넘어섰습니다.
[이동화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시지회장]
“올해 제주지역 부동산 현황은 침체기, 조정기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래 10여 년 동안 제주지역 인구 유입 등으로 인해 활황을 겪었던 부동산 경제 현황이 올해는 조정기를 거쳤다고 봅니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제주경제는 연체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8월 도내 예금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1.04%로 한국은행이 시도별 연체율을 집계한 지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기업과 가계대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제주경제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오영훈 / 제주도지사(지난 12월 12일)]
“여행심리가 위축되고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그리고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분위기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위험 국가 지정 등
외국 관광객의 내도도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내국인 관광객 감소폭도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로서는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
제주경제는 대내외 악재 속에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한편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한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만큼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그래픽 송상윤)
김지우 기자
jibregas@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