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100년] ⑥ 고향사랑의 결정체 '학교 건립'
최형석 기자  |  hschoi@kctvjeju.com
|  2024.1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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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들의 고향사랑 중에서 교육기부를 조명해보는 기획뉴스 6번째 순서입니다.

1950년 개교한 조천중학교 설립 과정을 보면 당시 도내 학교들의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주민들의 노력과 조건없는 부지 기부, 재일제주인들의 재정지원이 한데 어울어진 고향사랑의 결정체였습니다.

최형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 개교한 조천중학교.

조천읍 신촌리에 위치한 이 학교가 설립되는 과정은 드라마틱합니다.

선각자들을 중심으로 뜻을 모았지만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기에 학교를 지을 돈이 없었습니다.

궁리 끝에 일본에 있는 고향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오사카에 있던 고 조규훈 선생을 비롯한 재일 신촌친목회가 적극 지원에 나섰습니다.

학교를 지을 목재도 현지에서 직접 구해 화물선에 실어 제주로 보내왔습니다.

[김경화 조천중 7회 졸업]
"일본에서 산을 하나 샀답니다. 사가지고 산판에서 나무 끊으는 것을 전부 거기서 우리 교포들이 감독을 해서 한국으로 실어보내고... "

하지만 마을 포구의 수심이 낮아 화물선이 접안하지 못하자 목재를 바다에 빠트려 하나하나 옮겨야 했습니다.

이때 어린 아이들도 바다에 뛰어들어 힘을 보태는 등 마을 사람들 모두 제일 처럼 나섰습니다.

[김행구 93세 조천읍 신촌리]
"빠져서 헤엄쳐 가서 떨어뜨려리면 나무에 매달려서 밀려오고 밀려오고 재미삼아 이렇게 했어. 막 어릴때니까 13살 때니까..."

재일제주인들의 재정 지원을 약속받고 학교 건립을 실행에 옮긴 사람은 초기 10여년 동안 학교 기성회장을 맡았던 고 김성림 선생.

김성림 선생은 개교 15년 뒤에도 일본에 가서 기부금을 모아와 교실을 증축하는 등 학교운영을 자신의 업처럼 여겼습니다.

신촌리 마을 사람들도 조건없이 학교 부지를 내어놓았습니다.

조천이 아닌 신촌에 있지만 조천중학교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

[고구봉 전 신촌리장]
"일본 교포들의 노력이야 이루 말할 수 없죠. 그에 버금가는 일은 정말로 우리 조상 토지도 아니지 않습니까. 토지주들이 헌납한 부분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광복 전후 다른 지역과 달리 국가나 지방 행정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학교설립 운동을 통해 생겨난 제주의 학교들.

지역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과 재일제주인들의 조건없는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를 고향사랑의 결정체였습니다.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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