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어르신들과 발달장애 아동들이 함께 하는 조금은 특별한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장애 아동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어르신들은 직접 그린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며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발달장애 아동들과 지역의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특별한 전시회 '할망과 손지들'이 열렸습니다.
서귀포시의 한 협동조합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감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전시회입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화폭을 가득 채운 앵무새 그림.
작품 활동 4년 차에 접어든 발달장애를 지닌 초등학교 3학년 이윤아 작가의 작품입니다.
전시장 한편에 걸린 수준급의 팝아트와 설레는 마음을 담아 그려낸 산타할아버지까지.
모두 지역의 발달 장애 아동들이 오랜시간 공을 들여 완성한 작품들입니다.
[이윤아 / 발달장애 작가]
"저는 그림을 좋아해요. 윤아는 커서 화가가 되고 싶어요."
또다른 한편엔 할머니들의 초상화가 나란히 길게 걸려 있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거울을 보며 직접 그린 자화상들입니다.
80대의 할머니들은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신옥 / 서귀포시 하원동]
"자기 얼굴을 그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어쩌나 했는데 이렇게 하다가 못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저만큼 있다가 와서 '이렇게 하세요' 하면서 도와주고 하니까
마음도 깨닫게 되고 하고 싶고 너무너무 기쁘고 화가 선생님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장애아동들과 함께하는 자신들의 첫 전시회는 살면서 겪어보지 않은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 옵니다.
[오연자 / 서귀포시 하원동]
"선생님 아니었으면 이런 것도 없고 이런 전시회 한다는 느낌도 없었고 보는 것도 없었을 거예요.
솔직히 아이들이 평소에 편안한 아이들이 아니잖아요.
이 그림 (그리는 게.) 모든 걸 너무 깨닫게 됐습니다."
고령 어르신들과 발달장애 아동들의 삶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사회가 장애인과 함께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돼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