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란기를 맞은 까치들이
도심 속 전봇대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지어진 까치집이
정전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한전이 정전피해를 막기 위해 까치집 제거 작업에 나섰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 이도동의 한 주택가.
건물 5층 높이 전봇대 위에
나뭇가지들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전선 사이에 자리잡은 커다란 나무더미 주위를 새들이 지킵니다.
바로 까치 둥지입니다.
봄철 산란기를 맞은 까치들이 높은 전봇대 곳곳에 집을 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까치집으로 인해
정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도
제주시 이도동의 한 주택가에서
4백여 가구가 40분 넘게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알고보니 까치집 때문이었습니다.
며칠 사이 정전이 두 차례나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 임수복 / 인근 주민>
"갑자기 팡 하고 소리가 났지. 놀라가지고 나와보니까 또 이 전봇대에서 그런 거야. 새가 자기 집이 저 위니까 바람 불면 (나뭇가지가) 떨어지잖아
그러면 또 갖다가 짓고, 또 갖다가 짓고 한대."
도심 속 전봇대 곳곳에 까치들이 둥지를 틀면서
한국전력이 제거 작업에 나섰습니다.
긴 막대기를 이용해
둥지를 내리치자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스탠드업 : 김경임>
"현장에서 철거된 까치 둥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 나뭇가지인데요.
이 가운데 철사 등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어
정전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까치가 집을 지을 때 사용한
금속류가 전선에 닿거나
비를 맞은 나뭇가지 등에
급격히 전류가 흐르면서
정전 피해로 이어지는 겁니다.
최근 3년 사이
제주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는 330여 건.
이 가운데
새 둥지로 인한 정전은
해마다 40건 안팎이 발생해
전체의 35% 가량을 차지합니다.
매년 제주에서
한전이 전봇대에서 제거하는 까치집은 4천여 개.
특히 까치의 산란철인
2월에서 5월 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둥지를 제거하더라도
같은 장소나 근처에
또다시 둥지를 만들다 보니
이맘때쯤이면
까치와의 신경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위대한 / 한국전력공사제주본부 배전운영부 조류담당>
"한창 지금 (새 둥지가) 지어지고 있어서 일주일에 1회에서 2회 이상 전 선로를 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제만 해도 한전 제주지역본부 직할 제주시 지역에서는
300개 이상 조류 둥지 철거를 진행했고요. 이제 앞으로 5월까지 쭉 조류 둥지를 철거할 예정입니다."
봄철 정전 사고의 대표 원인인 까치집.
한전 측은
전봇대에 있는 새 둥지를 발견할 경우
곧바로 신고해 달라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화면제공 : 한국전력 제주본부, 제주소방안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