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폐업 숙박시설 지하에서
주민등록이 말소된 50대가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지난해 여관에서 고독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이후
숙박시설 전수조사가 진행됐지만
이번에 사망자가 발견된 곳은
당시 내부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고독사 관리에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제주시 숙박시설 건물입니다.
외벽이 뚫려 있고 골조만 남아 있습니다.
1987년 지어져 호텔로 영업하다 2006년 폐업했고
3년 전부터
비어 있던 건물에
지난 12일 누군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 확인 결과
사망자는 54살 남성으로
발견 당시 외상이나 부패는 없었습니다.
현장에는
각종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들이 있었고
기둥 뒤에는 이부자리까지 펼쳐져 있었습니다.
<스탠딩:김용원기자>
"사망자는 폐업한 숙박시설 지하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고
숨진 지 1달 이상 지나서야 발견됐습니다."
각종 수급 대상자도 아니었고
주민등록조차 말소된 이른바 주거지 불명자 사망 사례입니다.
<씽크:인근 주민>
"누가 살아요? 이번에 경찰서에서 우린 모르는데
왔다 갔다고. (여기 지하에 사람 사는 거 자체를 아예
모르셨어요?) 누가 알아요. 사람 살아요 거기?
모르죠 여기 있으면 밤중에 들어가면 누가 알아요"
지난해 4월과 8월에도
폐업한 여관에 살았던
70대 2명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제주시는
운영 중이거나 폐업한 숙박업소 590여 개소를 전수 조사해
휴폐업 시설에서
장기 투숙중인 29명을 발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처럼
아예 철거 공사 중이거나
문이 잠긴 시설,
주인 등을 만나지 못한 숙박시설은
방이나 건물 내부를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에서 누락된 폐업 시설은 24개소로
이번에 사망자가 발견된 호텔 건물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누군가 생활하거나 숨지더라도
애초부터 발견될 수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씽크:동사무소 관계자>
"갔다 왔는데 철거도 하고 있고 옆에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데요. 아무것도 없어요.
지금 상황이. 이거 어떻게 아신 거예요?"
제주시는 출입문이 아예 닫혀있거나 잠겨 있는 폐문부재 시설은
내부 확인을 할 수 없었다며
사망자가 발견된 만큼
당시 누락된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주지역에서 가족, 친척 등 주변과
단절된 채 고립상태로
살다 숨지는 이른 바 고독사는
지난 2019년 12명에서
2023년 51명으로
네 배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숙박시설 전수 조사 당시 배제된 사각지대에서
우려했던 사망자가 발견되면서
고독사 관리에 또 다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 그래픽 박시연)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