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시 일도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80대 노부부 가운데
할아버지는 숨졌고,
화재 현장에서
창문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온
80대 할머니가 난간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이를 발견한 시민 2명이
극적으로 할머니를 구해내면서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는 2층 창문에서 한 여성이 빠져나옵니다.
두 팔로 난간을 잡고 위태롭게 매달린 순간,
반바지 차림의 남성이 달려와
공간을 확인하고는 입구로 향하고,
이내 또다른 남성이 다가와 담벼락을 넘습니다.
두 남성이 힘을 합쳐 무사히 여성을 받아내고,
30초도 되지 않아
안에서는 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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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제주시 일도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불이 났습니다.
창문으로 빠져나와
난간에 매달려 있던 80대 할머니는
근처에 있던 시민들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할머니를 구한 건
같은 건물 3층에 살고 있던 20살 최건우 씨와
근처를 지나던 42살 강재명 씨.
4m 높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소리를 지르며 매달려 있는 모습을 발견하자,
몸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인터뷰 : 최건우 / 화재 현장 노인 구조시민 (20살)>
"처음에 진짜 당황스러워서 막 벌벌 떨리고 그랬는데. 그래도 떨려도 지금 아니면 (할머니가) 위험할 수 있겠다 해서 바로 뛰어갔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 강재명 / 화재 현장 노인 구조시민 (42살)>
"주차를 하려고 들어가는 상황에 불났다는 걸 인지를 했고 (할머니가) 가림막을 넘어오고 계시는 그 상황까지 봤어요. 바로 비상 깜빡이 켜고 도와드려야겠다 해서
바로 달려가게 된 거였어요."
할머니를 구조하고
얼마 되지 않아
건물 안에서는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고,
미처 밖으로 나오지 못한 80대 할아버지는 결국 숨졌습니다.
자칫하면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
두 사람의 빠른 대처 덕분에
가까스로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온 할머니는
다친 곳 없이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 강재명 / 화재 현장 노인 구조시민 (42살)>
"잘했다는 말과 함께 '조심 좀 하지 너까지 위험했으면 어떡할 뻔했냐'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래도 같은 상황이라면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 최건우 / 화재 현장 노인 구조시민 (20살)>
"제가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이었어도 똑같은 선택을 해서 할머니를 도왔을 것 같은데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구할 것 같아요."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할머니를 구한
최 씨와 강 씨에게는
제주도지사표창이 수여될 예정입니다.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
용감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박병준, 화면제공 : 제주소방서)